[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회가 2일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기일 내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 분에 해당하는 9000억원이 반영됐고, 의료계 반발을 샀던 공공의대 설계비 증액분 2억3000만원은 부대의견이 달렸다.
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 시 허용하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및 비급여 항목 보고, 대리수술 교사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법안도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감염병예방법 개정안), 의료법 개정안,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보건복지부 등 예산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최대 4400만명분 확보하기 위해 9000억원을 예산을 신규 반영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반발을 샀던 공공의대 설계비 증액분 2억3000만원을 포함해 총 11억8500만원이 편성됐다.
단, 부대의견으로 지난 9월 4일 의협과의 합의 취지를 존중해 관련 근거 법률이 마련된 후 ‘공공의료 인력양성기관 구축 운영’ 사업 예산을 집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등이 지적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위원회를 넘은 감염병예방법, 의료법 개정안, 건보법 개정안 등도 무난히 통과됐다.
감염병예방법에서는 감염병 유행 시라는 조건이 달렸으나 의료인·환자 및 의료기관 보호를 위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대면 진료는 의협에서 의료영리화를 우려해 반대했던 법안이자 의협이 4대 악 정책으로 꼽았던 것이다.
의료법 개정안은 대리수술 교사 의료인 면허 취소 및 비급여 진료비 현황 공개, 1인 1개소 원칙을 위반한 의료기관 개설 취소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의료행위를 하게 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환자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危害)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수혈·전신마취 등을 한 경우에는 의료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현황 공개는 의료기관의 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토록 의무화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고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현황 분석 및 결과 공개하는 내용이다.
이밖에 의료인이 타 의료인 또는 의료법인 등 명의로 1인 1개소 원칙을 위반 시 개설 의료기관의 허가를 취소하고, 사무장병원 실태조사 및 공표 등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아울러 건보법 개정안은 1인 1개소 위반 및 면허대여 의료기관 등에 대한 요양급여 비용 지급 보류 및 부당이득 환수 조치가 가능토록 했다.
한편, 국회는 국회선진화법 시행 원년인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 시한(12월 2일) 내 예산안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한 예산안은 정부안(555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순증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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