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획득 의약품이 그렇지 않은 품목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우판권 획득이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사들에게 이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과 반대되는 결과라 눈길을 끈다.
손경복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2020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영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우판권 제도의 경우 처음 실시된 2015년 3월을 기점으로 2019년 12월까지 현황이 분석됐다.
평가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재의약품은 1496개, 730개 성분으로, 이 중 등재 특허권은 1192개다. 등재의약품 가운데 합성의약품은 83%, 생물의약품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등재의약품 190개를 대상으로 통지의약품(제네릭) 1855개가 존재했다. 질환별 등재의약품을 보면 소화관계가 20%, 신경계가 18.4%, 심혈관계가 12.6%를 차지한다.
통지의약품 대상 판매금지 신청 건수는 적었다. 34개 등재의약품이 138개 통지의약품에 판매금지 신청을 했지만, 승인은 30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96건은 반려됐고, 12건은 자진 취하했다.
반면 우판 신청은 활발했다. 106개 등재의약품을 대상으로 494개 후발의약품이 우판을 신청했다. 신청건수 475건 중 347건(73.1%)이 승인됐고, 자진취하 80건(16.8%), 반려 48건(10.1%)로 확인됐다.
우판이 승인된 347건은 42개 성분을 대상으로 하며, 성분당 우판 획득 품목은 평균 8.3개로 조사됐다.
손 교수팀은 우선판매특허 획득의 장기영향도 분석했다. 우판권 획득 여부에 따른 제약사의 연매출 비교와 시장점유율을 비교, 추정했다. 분석 대상은 13개 성분 20개 등재의약품과 관련 후발의약품이다.
13개 성분은 △'암로디핀+로사르탄' 3종 △레보도파+카르비도파+엔타카폰 4종 △게피티니브 △페북소스타트 2종 △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푸마르산 △실로스타졸 △메트포르민 △도리페넴 △가도브트롤 △당귀, 목과, 방풍, 속단 등 △피오글리타존+메트포르민 △레보세티리진+슈도에페트린 △펜타닐시트르산 등이다.
그 결과, 우판 획득 혹은 미획득 제약사 간 연 매출액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시장 점유율에서는 현격한 차이점이 드러났다.
손경복 교수는 "우판권 획득 여부에 따른 제약사 매출액(표102)을 살펴본 결과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는 각 회사들이 마케팅 전략에 따라 우판권을 일단 획득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발의약품의 시장점유율 결과를 보면 37%로이중 우판 획득 후발의약품이 31%를 차지했다. 즉, 미획득 후발의약품은 나머지 약 6% 정도를 점유했다.
경구제 후발의약품도 마찬가지다. 전체 경구제 시장 점유율은 34% 정도이며, 우판 획득 경구제는 30%로 미흭득 경구제는 5% 정도 시장을 갖고 있다.
손 교수는 "우판 획득 품목의 장기영향평가를 보면 시장에 충분한 수의 품목이 우판권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우판 획득 품목은 시장에서 개척자(first mover)로서 이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우판권 미획득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5~6%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며 "우판권 도입 당시 이 제도가 후발주자에게 미치는 혜택이 적을 것이라는 지적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 분석 대상은 표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 FDA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약사법' 개정으로 2015년 3월부터 우판권 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