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이 각국 정부에 구매 조건으로 부작용에 대한 면책특권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일본이 전격 수용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모든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영국과 일본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면책특권에 대해 합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 사용을 시작한 영국의 경우 자국에서 1979년부터 운영중인 VDPS(Vaccine Damage Payment Scheme)을 확대 운용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는 기존 백신피해보상제도(VDPS)의 보장 목록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조치'를 추가해 보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VDPS는 홍역, 인플루엔자, 천연두, 파상풍 및 H1N1 독감 등의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자를 보상하는 제도다.
보상 목록에 있는 백신을 접종하고 심각한 장애 등 부작용을 겪었을 경우 12만파운드(약 1억7526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방안을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 상황에 일괄적으로 VDPS를 적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회의도 영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비교법연구소 던컨 페어그리브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VDPS 프로그램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현 상황에 맞는 제도가 새롭게 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백신 부작용 발생 시 어떤 보상을 해줘야하는지 법안이 없어 새로운 법안을 긴급 제정했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지난 2일 본회의를 열고 전 국민 무료 접종을 골자로 한 '개정 예방접종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부작용 피해 배상과 제약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도 정부가 책임진다.
이와 관련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후생노동성을 중심으로 백신의 양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접종 시작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이 각국 정부에 구매 조건으로 부작용에 대한 면책특권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당국의 대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 과정을 거친 독감 등 다른 백신들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1년 만에 개발돼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 대해 우리 정부는 백신 제조사들과 좋은 협상을 위해 '면책 특권'이 관건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부작용 면책은 모든 국가에게 공통적으로 요청된 상태"라며 "백신 유효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부작용 우려도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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