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대전을지대병원 노사가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에 실패하면서 결국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호봉제로의 임금체계 개편,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의 문제를 놓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전을지대병원 노조는 오늘(7일) 11시 병원 1층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 및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 시작을 알렸다.
병원 노사는 지난 6월부터 13차례의 걸쳐 협의 테이블에 앉았으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9월에 있었던 조정기간 동안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결국 10월8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며 노사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듯 했으나 노조가 하루만에 파업을 접고 다시 사측과 협상을 시작하며 최악의 상황은 피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노조 측은 11월말까지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월1일부터 재차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12월 2일 사후조정 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막판 극적 타결이 기대됐으나 결국은 협상이 결렬됐다. 대전을지대병원 노사의 임단협 결렬과 노조 파업 돌입은 3년 만이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호봉제로 개편, 간호사 처우 개선 문제 외에도 인력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노조는 “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합의사항을 불이행하고 있고, 최근 3년간 고점 대비 10%에 가까운 101명의 인력을 감원시킨 상황”이라며 “간호사 임금도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에 현재 총 5억원에 달하는 간호직 임금체불 건도 조사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병원은 직원들 처우 개선이나 양질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인력 확보, 장비구입에 투자하는 대신 의정부병원 신축에 수 천억의 자금을 유출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현재 대전을지대병원은 열악한 임금과 근로조건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해 2개 층 병동마저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한 “파업에 돌입하게 돼 시민과 환자들에게 송구스럽다”며 “하루빨리 파업이 마무리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 및 코로나19 극복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노조의 파업 돌입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한편 입장문을 통해 반박 의견을 내놨다.
병원은 "지난 4년간 큰 폭의 임금인상을 해왔다. 어려운 의료계의 현실로 대부분의 병원이 임금동결 및 단협 일부분으로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고집하고 있다"며 "졍규직 비율도 현재 88.4%로 전국 최상위권이자 종합병원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과 관련해서는 "준비금의 본래 목적이나 용도가 무엇이고 대전 암센터 건립 등을 비롯해 용도에 맞게 사용돼왔다는 것을 충분히 밝혀왔으나, 노조는 선전전을 통한 여론 압박용으로 억지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은 끝으로 "노조 측이 현 시국을 인지하고 환자와 지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과 책임있는 선택을 해주기를 호소한다"며 "병원은 환자들의 건강권 수호를 위해 상호 신뢰와 이해,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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