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서울·경기 지역 약국 120곳 및 보건소 12곳의 폐의약품 수거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폐의약품 수거함 비치 및 수거 안내문 게시, 폐의약품 처리 방법에 대한 복약지도 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지역 약국 120개 가운데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약국은 110개(91.7%)로 비교적 많았다. 반면 수거함을 비치한 곳은 17개(14.2%), 수거 안내문 게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6개(5.0%)에 불과했다.
이어 보건소 12개 가운데 11개(91.7%)에서 폐의약품을 수거했지만 4개(33.3%)만 수거함을 비치하고 있었고, 수거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1개(8.3%)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폐의약품 수거함, 수거 안내문은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폐의약품 수거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에서 규격화해 약국 및 보건소에 보급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 환경부나 복지부, 각 지방자치단체에 ▲ 폐의약품 수거함 및 수거 안내문 제작·배포, ▲ 「불용의약품등의 관리에 관한 조례」 표준안 마련 및 수거·처리 이행에 대한 평가·관리 보완, ▲ 폐의약품 수거 교육·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폐의약품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이나 약화사고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폐의약품 수거 및 소각 처리는 필수”라며 “대한약사회 및 지역약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자비를 들여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진행했고, 매번 공고를 통해 회원들에게 폐의약품 수거 중요성에 대해 공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아무런 법적·제도적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폐의약품 수거에 관련해선 약국 자율에 맡겼기 때문에 일부 약국이 폐의약품 수거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종합병원 중심의 장기처방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많은 종합병원이 환자들에게 6개월에서 1년치 의약품을 처방한다. 이러한 긴 기간 동안 환자들의 몸 상태 및 환경은 변하기 마련이라 결국 폐의약품이 대거 증가하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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