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사와 일반인 대부분은 중증질환으로 말기 상태가 됐을 때에도 암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그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시내·윤영호 교수팀은 전국 의사 928명과 일반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본인이 환자라고 가정해 ‘말기 예후를 알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의사의 경우 장기부전 99.0%, 유전성 또는 루게릭병 같은 신경계 질환 98.5%,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98.4%, 뇌경색 또는 파킨슨병 96.0%, 치매 89.6%였다.
일반인은 장기부전 92.0%, 유전성/신경계 질환 92.5%, AIDS 91.5%, 뇌경색/파킨슨병 92.1%, 치매 86.9%라고 답했다.
다만 일반인들은 의사들과 비교해 말기 예후 공개를 원하는 비율이 낮았다. 특히 본인이 환자일 때보다 가족이 환자라면 알려야 한다는 비율은 더 감소해 약 10% 차이를 보였다.
환자에게 말기 예후를 알릴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의사와 일반인 설문 전체에서 ‘환자가 본인 상태를 알 권리’가 31.6%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여기에서도 일반인들은 ‘환자의 불안, 우울 등 심리적 부담(35.8%)’, ‘환자의 희망 상실(21.2%)’ 때문에 말기 예후를 알리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국내서는 지난 2017년부터 암 외에도 AIDS, 만성폐쇄성폐질환, 간경변에 대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이 질환들로 7638명이 사망했고 그 중 29명만이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용률이 0.38%에 그쳐 22.9%인 암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연구에서도 비암성 질환으로 인한 말기환자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공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환자에게 예후와 기대여명을 알리지 않는 것이다.
오시내 교수는 “말기 예후를 미리 알려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 계획과 호스피스 완화의료 이용 등 향후 치료 관련 결정에 참여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E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 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