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전공의들의 코로나19 대응 현장 투입을 위해 다양한 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대한의사협회에서 결성한 코로나19 공중보건지원단 참여 의사를 밝히자 보건복지부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구상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전공의 3, 4년차들의 전문의 자격시험을 면제해주는 안(案)이 논의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의료계 내부서도 이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 전공의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전공의들은 수련 중인 상황이라 제약이 많으니 어떤 방안이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와 관련해서는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에서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일선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를 코로나19 대응과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 근무중인 A 전공의는 “국가적 위기이고 의료진들이 사명감으로 발벗고 나설 상황인 것은 맞지만 정부가 전문의 시험을 면제 해준다는 것은 일차원적 대안”이라며 “장기적으로 전문의 질 관리 차원에서,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 차원에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B 전공의 역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전문의 자격시험은 그간 수련해왔던 부분을 마지막으로 공부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를 면제하게 되면 그런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대한의학회 "복지부에 공문 요청할 것", 대전협 "공식 전달 받은 바 없어"
반면, 의료계 유관 단체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로부터 전문의 자격시험을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는 대한의학회는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와 관련, 정부에 공식적인 의견이 담긴 공문을 요청할 방침이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는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결국 정부 권한이긴 하지만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복지부에 정식으로 공문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의견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의학회에서도 코로나19 상황과 전문의 자격시험 중요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역시 전문의 자격시험 면제 사안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한재민 회장은 "전문의 시험 면제조건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바는 없다"며 "항간에 떠도는 관련 문건은 대전협이 작성한 게 아니라 지역 대의원이 의견 조회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전협은 국가적 비상사태인 만큼 회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참여 방식과 수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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