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정부가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 단독 승인을 해서라도 내년 2~3월경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여당 대표가 3월 백신 접종을 말했는데 가장 빨리 국내 도입될 것으로 보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라며 "국내서 생산하기도 하고, 공급 시기면에서도 가장 빠를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그러면서 “허가와 관련해 일단 미국 허가가 있지만 유럽, EU의 임상 허가과정도 지켜봐야 하고 세계보건기구(WHO) 검증 과정도 검토해야 한다”며 “식약처에서도 허가에 대한 사항을 관리하고 허가 즉시 접종을 시행하도록 같이 준비하고 있다”며 식약처 단독 승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은 도입 절차를 간소화해 접종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며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한다는 부분을 전면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내년 2월은 되야 완료, 결과가 나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빨라야 3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월에 접종한다는 것은 식약처 단독 승인 말고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식약처 "아스트라 백신 현재 임상 3상 진행, 공식 허가 신청 들어오면 신속 심사"
앞서 10일 식약처 관계자는 "품목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안전성, 유효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독립적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미국이 승인을 안했으므로 국내에서도 안 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확실한 건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라며 "임상이 끝나고 공식적인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같은 날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내년 중반이 돼야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온 것에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외신은 10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대가 2021년 중반이 돼서야 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애드리안 힐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소장은 “FDA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임상시험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중반까지는 미국에서 백신을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즈와 로이터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부작용이 백신과 관계 없다는 증거를 FDA에 늑장 제출하는 등 불투명한 소통방식으로 FDA의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FDA 승인 여부가 국내 접종을 막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 FDA 승인도 없는 상태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사용승인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켜 접종 시기가 미뤄질 수도 있다.
정부는 일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아스트라제네카 쪽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물량들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우선적으로 돌리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공장에 문제가 생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외신 보도에 나왔던 부분들은 한국 생산 공장 얘기가 아니라 외국에 있는 공장 얘기로 알고 있다”며 “현재 관련 제약사 쪽으로부터 저희가 받은 정보들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현지시간) 의학 전문지 랜싯 편집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대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갖췄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대부분은 55세 이하였지만 지금까지 결과로는 이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도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이 백신이 코로나19 확산을 줄이고 질병ㆍ사망으로부터 보호를 제공한다는 게 저자들의 총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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