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이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에 코로나19 임시검사소에서 근무할 간호조무사를 요청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의료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국민의힘 등 야당이 주장한 신속항원검사 도입과 관련, ‘간호사 등 의료인만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간무사는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의료인이 아닌 임상병리사가 검체 채취를 담당하고는 있지만,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의 경우 보건복지부로부터 관련 유권해석을 받았다.
14일 데일리메디 취재를 종합하면 중안본은 간무협에 코로나19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임시검사소에 투입될 간무사 인력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간무협은 검체 채취를 담당할 간무사 모집에 나섰다.
특히 간무협은 간무사의 주요 업무에 대해 ‘검체 채취 등’이라고 명시했다.
간무협 관계자는 “중안본에서 요청이 온 것이 맞는다”며 “수도권에서 취업하지 않은 간무사 중 인원 현황을 파악해 10일 오후 140명 정도 제출했고, 이날도 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간무사가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의료법 제2조는 의료인을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자가진단 키트 사용 여부’ 질의에 대해 “검체 채취 행위 자체를 국내에서는 의료행위로 보고 있다”며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물론 임상병리사의 경우 검체 채취 업무를 하고 있지만, 해당 협회는 의료법 위반 소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 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호흡기 검체 채취는 의사 또는 임상병리사가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간무사의 검체 채취 행위가 의료법 위반 아니냐는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간무협 관계자는 “간무사가 의료인은 아니지만 의료법에 근거한 직종”이라며 “박능후 장관의 이야기는 큰 틀에서 한 것이고,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간무협이 주요 업무를 검체 채취로 표시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의사 지도하에서는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고 해석이 나갔다”며 “중안본에서는 반드시 의사와 짝을 지어 배치하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안본 관계자도 "간무사가 검체 채취를 하도록 명시한 것은 잘못된 내용"이라며 "간무협에 관련 내용 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