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거대 여당이 탄생했다
. 이전에도 공공의대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기에 이번에는 정말 정책을 강행할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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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우매한 법안들을 올리는데 혈안이 됐다. 처음 접했을 당시 도무지 믿기지 않아 국회 홈페이지를 재차 들어가 자료를 확인했다.
의학교육 체계 자리매김 안됐는데도 밀어부치는 의대 신설
6월 4일, 여당은 김원이 의원을 필두로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무시하며 인증평가 없이 교육부 장관 인가만으로 의과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목포 시민들의 30년 숙원 사업인 '목포대 의대 유치'를 위한 법안이었다.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아직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의학교육 인증평가에서 우수 기준을 만족하는 학교는 한 손에 꼽는다.
심지어 의대협 내부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70%의 학생들이 현재 의학교육이 ‘기준 이하’라고 답했다.
공공의료에 종사하고 싶다는 학생들마저도 현재 교육과정을 통해 공공의료를 펼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 앞으로의 근무환경 등을 고려할 때 꿈을 포기하게 되리라는 결과를 보였다.
나아갈 길은 이렇게 아직도 멀다. 그럼에도 그들은 무턱대고 정원을 늘리고 의대를 신설한다고 나섰다. 그곳에는 학생들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포함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
토론회 열렸지만 정작 교육 주체인 의대생들 대표 참여는 번번히 거부당해
김원이 의원 법안의 국회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피교육자이자 교육 당사자인 우리는 곧바로 교육에 대한 고려 없는 졸속 처리에 목소리를 내려 했다.
이는 지역구인 목포에만 한정된 게 아니며, 대학 신설은 필연적으로 교육과 직결되기에 여러 차례 토론회 패널 배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적어도 교육 당사자의 목소리만이라도 들어달라고 하소연 했음에도 "이번에는 바로 바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거절했다.
토론회 직전까지 패널도, 토론회 정보 공개조차 없었다. 결국 토론회 당일에는 목포대총동문회장, 옥암대학부지용도변경반대주민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해 그들만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물론 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 조차 없었다.
2017년 서남의대가 폐교됐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순전히 부실한 교육 때문이었다. 당시 서남의대 사태에서도 보았듯 교육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교육은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적절한 수의 교수와 강의실, 행정 지원이나 실습용 시신 혹은 실습 공간, 환자군 등 하나라도 빠지면 교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윤일규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공공의대 신설 관련 질의에서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지적했듯이 의사 115명이 모두 합쳐 쓴 논문이 단 61건에 불과했다.
교육 본질과 진정한 가치 외면된 채 추진되는 공공의대 신설
학생들 실습에 필수적인 교육 담당 레지던트도 부족했다. 이런 열악한 교육 자원과 현황에 대해 누가 관심을 두고 있는지 답답할 뿐이다.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기는 한지 의구심이 든다.
6월 이후 시간이 꽤 흘렀다. 공공의대 신설 얘기가 다시 들려온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되지 못한 공공의대 설계 예산은 11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모두가 분노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이라는 단어는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우리는 세계의대생협회연합 정기총회에서 우리 상황을 공유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세계 학생들은 ‘Education without populism’이라고 화답했다.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던 교육이라는 단어는 결국 학생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교육에 대해서는 학생 밖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학생 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소재인가 보다.
대학은 교육의 공간이지 정치 소재가 아니다. 정치생명과 포퓰리즘 재물도 아니다. 교육 이외의 어떠한 목적이 돼서도 안 된다. 그러나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곳에 교육은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교육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