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코로나19 일일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며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내년 1월 예정된 의사와 간호사 국가시험은 점심시간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15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등은 내년 1월 7일 시행 예정된 ‘제85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과 1월 22일 예정된 ‘제62회 간호사 국가시험’은 점심시간을 없애고 1시간가량 일찍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시는 의사의 경우 기존 3시 20분가량 종료되던 시험이 2시 40분, 간호사는 기존 3시 10분 종료되던 시험이 2시 30분 끝나게 된다.
국시원은 “다수의 학생들이 한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고 같이 식사를 하게 될 경우 감염 우려가 커 학생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점심시간을 없애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한다”며 “점심시간을 없애고 쉬는 시간을 조정해 시험 종료 시간을 변경, 방역당국과 합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국가고시는 예전대로 진행
반면, 같은 달 시험을 치르는 치과의사와 한의사, 약사는 점심시간 조정 없이 그대로 시험을 진행한다.
국시원 관계자는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는 기존 시험 종료 시간이 6시 정도라 점심시간을 없애기에 학생들의 부담이 크다”며 “반면 의사나 간호사는 점심시간을 조절하면 2시 30분쯤 시험이 종료되기 때문에 감염 확산을 우려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는 15일 오전 중으로 공지가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간호대 학생들은 오랜 시험 시간을 공복 상태로 버티는 것은 주의력이 분산되고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국시원에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존 간호사 국시는 오전 9시부터 각 95분씩 1, 2교시 시험을 진행하고, 12시 40분부터 1시간 동안 점심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 후, 오후 1시 50분부터 3교시 시험을 시작해 오후 3시 10분에 시험을 마감했다.
내년 국시를 치를 예정인 간호대생 A씨는 “감염을 예방하고자 하는 상황은 알겠으나 과연 이른 아침부터 국시를 보는 미래의 의료인들을 위한 좋은 해결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아침 9시부터 몇 시간을 책상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유일하게 잠시나마 긴장을 놓을 수 있는 시간인 점심시간마저 없애버리면 집중에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학과 학생 B씨는 “수능시험도 점심식사 시간을 보장해줬는데 국시는 왜 차별화를 두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차라리 시험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여러모로 더욱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병상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건당국이 간호사 국시 합격자들을 면허 발급 전(前) 의료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어 시험 일정 연기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시원 관계자는 “시험을 연기하게 되면 시험장을 임차하는 문제 등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하고 면허를 받기까지 문제가 발생한다”며 “오히려 대한간호협회 등은 시험을 최대한 빨리 완료해 면허증 발급을 서두르길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와 간호사 국시는 점심시간을 조절하면 2시 30분쯤 시험이 종료되는데, 국시원이 진행하는 시험 중 이 정도 끝나는 시험은 식사 시간 없이 진행돼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