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 불길을 잡기 위해 선제적인 검사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신속항원검사와 자가검사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 임시선별진료소 150곳을 설치,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1년 1월 3일까지 이어지는 ‘집중 검사’ 기간 동안 코로나19 의심 증상이나 확진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없어도 해당 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사가 가능해졌다.
특히 이번에는 검사 편의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PCR 검사에 더해 타액검사 PCR과 신속항원검사 등도 새로 도입됐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민감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PCR 검사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도 PCR 검사를 최우선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역시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미국 CDC도 정확성 문제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는 빠른 결과 보고라는 장점이 있지만 임상 민감도는 50~60%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검사를 늘리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것이 신속항원검사라면 비효율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 교수는 "PCR검사를 확대하고 이를 풀링 검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검체 채취를 위한 인력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각 보건소에서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는 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신속항원검사는 위음성으로 전파를 가속할 수 있어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신속항원검사보다는 PCR 기반의 진단검사가 더 확대돼야 한다. 또한 빠르게 PCR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최신 기술과 장비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속한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PCR 검사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심 증상이 심하고 (확진자)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PCR 검사를 하게 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그 동안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하면서 추가 전파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빠르게 결과가 나오는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양성이 확인되면 사전에 추가 접촉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적극적인 검사 확대를 위해 대한개원내과의사회를 중심으로 개원가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토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가검사, 이낙연 대표 운 띄웠지만 전문가‧방역당국 '시기상조'
여당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민들의 자가검사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자가검사에 대해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운을 띄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가검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체 채취가 임신 테스트처럼 간단하지 않다. 콧속 깊숙이 찔러 넣어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데 이를 스스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에서도 자가검사는 결과 해석 등의 어려움도 있어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모란 교수 역시 "검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감당이 안 될 수준이 되면 자가검사키트를 약국 등에서 판매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방역당국도 자가검사는 안정성과 정확성 문제가 있어 현재로서는 활용하기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반인이 스스로 본인 검체를 채취하는 데 안전이나 정확도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 자가 진단을 하려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나 도입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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