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회가 사무장병원에 대한 리니언시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리니언시란 담합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사무장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자진신고 시 처분을 감경 또는 면제하도록 해 개설자의 개설 의지 자체를 봉쇄하겠다는 것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건보법 개정안은 사무장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자진신고 시 징수금 부과처분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사무장병원 개설자의 개설 의지 자체를 꺾어 버리겠다는 것이다.
또 자진신고 시 징수금 부과처분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는데, 이는 사무장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관련 증거자료를 얼마나 충실하게 제출했는지에 따라 감경 혜택 범위를 정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건보법 개정안이 나온 이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더라도 ‘형’이 확정되는 경우는 미미하다는 현실적인 고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건보공단이 수사의뢰를 한 사무장병원 등 기관은 768개소였으나, 형이 확정된 곳은 177개소(23%)에 불과했다.
더욱이 건보공단이 대법원까지 가서 패소하는 등 사유로 환급한 금액도 254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담인원을 확충하고도 예산낭비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리니언시 제도를 시행중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서 최대 과징금이 나온 것은 지난 2010년 LPG 가격담합 당시 나왔던 6689억원이다. 담합에 따른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가 가능하다.
이 의원은 “의료인의 면허 대여는 은밀히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정위도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해 담합사건의 약 70%을 적용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사무장병원도 이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건보법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인 면허를 대여해 개설하는 일명 ‘사무장병원’을 과도한 영리추구로 인해 환자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전담인원을 2015년 4명에서 올해 81명까지 늘렸고, 사무장병원을 적발해 수사 의뢰한 의료기관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