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1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의 소진과 이탈(퇴직, 이직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 지원방안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원의 일시적 확대 ▲전담병원 지정·운영에 따른 손실 보상의 현실화 ▲인건비 등 전담병원의 월 필수 경비 신속 지원을 제시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지난해 ‘덕분에’ 캠페인이 있었고 대통령도 간호인력 확충과 노동조건 처우 개선을 약속했지만, 약속이 무색하게 코로나19 환자를 묵묵히 치료해 온 지방의료원에는 단 한명의 인력도 충원되지 않았다”며 “지난 1년간 인력도, 보상도, 지원체계도 부족한 상태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 의료인력은 이제 모두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지급하는 개산급은 매달 인건비보다 적은 수준이라 ‘이번 달 임금이 제대로 나올까’ 걱정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코로나19 전담 공공병원에 임시적으로 파견인력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정규직 인력을 늘려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방호복을 입고 참가한 간호사들은 열악한 현장 상황을 알렸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소속 A 간호사는“전국적으로 중환자 병동이 부족해지면서 환자들의 중증도가 높아져 일반 병동에서도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를 치료해야 했다”며 “간호업무 과중은 초과근무로 이어져 기존 하루 8시간 근무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돼 출근할 때 입은 방호복을 퇴근 시간이 돼서야 벗을 수 있는 상황까지 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코로나19 전담병원 소속 B 간호사는 “간호사가 하나 둘 현장을 떠나자 지난해 정부가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간호사들에게 일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별다른 설명 없이 한 달 전 발표했던 수당을 절반인 5만원으로 삭감하고, 야간간호관리료를 3배 인상하는 방식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간간호관리료는 직접 간호사들에게 전달되는 수당이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급되는 수가이기 때문에 병원 수입으로 들어가 의료인력 수당으로 지급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병원 수익이라고 우기는 사용자 측에 일방적으로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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