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감퇴된 상태인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유형에 따라 저장장애와 인출장애로 분류될 수 있는데, 저장장애 유형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알츠하이머병’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한수현 교수 연구팀은 AI 뇌파분석 전문기업인 아이메디신(대표 강승완, MD)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장애유형 중 저장장애와 인출장애 유형에 따른 차이’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공동 연구팀은 87명의 저장장애를 가진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78명의 인출장애를 가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AI 뇌파분석 소프트웨어인 ‘아이싱크브레인(iSyncBrain)’을 활용한 뇌파데이터(qEEG) 분석과 fMRI검사를 통해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정량화된 뇌파데이터(qEEG)를 이용해 분석한 정량뇌파검사에서는 저장장애일 때 전두엽 세타 파워가 높았고 베타2 파워는 낮으며 세타의 기능적 연결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71명의 정상인 대조군과 MRI를 이용해 뇌(腦) 회백질의 밀도와 부피 차이를 검사하는 화소기반 형태 분석(VBM)을 통한 피질의 볼륨에서는 저장장애 유형의 경도인지장애 환자군 양쪽 해마 영역에서 뇌의 회백질 부피 감소가 대조군에 비해서 두드러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저장장애 유형이 인출장애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기억장애라 하더라도 해마가 주관하는 기억회로의 기능적, 구조적 이상 여부에 따라 치매의 위험도가 다른데, 해마가 정상이어서 기억의 저장은 가능한데 기억을 끄집어내는 회로만 손상이 돼 기억력이 떨어지는 유형의 경도인지장애는 상대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행될 위험성이 낮은 반면, 해마 기능이 떨어지는 기억 저장장애 유형의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유형의 경도인지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마의 구조적 변화만 가지고는 기억 저장능력 손상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가 어렵다.
윤영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능적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뇌파(qEEG) 분석과 MRI 부피분석을 통해 그 차이를 명확히 분별해 내는데 성공했다.
대뇌 피질은 퇴행성 손상을 받으면 얇아지고 서로간의 네트워크 회로에 장애가 발생하는데, 그때 동반되는 미세한 뇌파 변화와 MRI 부피분석을 통한 해마의 위축여부를 확인해 입증한 것이다.
윤영철 교수는 “치매 등 인지장애를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이나 우울증, 뇌졸중 등의 연구에 AI 기반 뇌파검사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뇌 건강 상태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적절한 중재치료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약물 개발이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기선별이 가능한 경제적인 도구가 절실했다”며 “정량뇌파검사가 그 가능성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전향적 연구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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