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인체 유전자에 따라 장(腸)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구성이 달라진다는 국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9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팀(신호철 원장[사진 左], 김한나 교수[사진 右])이 참여한 'MiBioGen(MicroBiome Genome) 컨소시엄'은 최근 장 마이크로바이옴 형성에 관련된 인간의 유전적 요인을 규명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MiBioGen 컨소시엄은 11개국(한국,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덴마크, 네델란드, 벨기에, 스웨덴, 핀란드, 영국)이 참여한 장 마이크로바이옴-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메타분석 국제협력연구팀이다.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로 유일한 아시안팀으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총 24개 코호트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에 영향을 주는 인간의 유전적 요인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장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된 31개 인체 유전좌위를 밝혀냈다. 이중 20개 유전자위는 장내 미생물 양에, 11개 유전자위는 장내 미생물 존재 여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고했다.
그중 유당(락토스)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Lactase(LCT) 유전자 변이는 유당을 분해 할 수 있는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양과 강한 연관성이 있고, Fucosyl transferase (FUT2) 유전자 변이는 Ruminococcus torques 양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유전자 변이 정보를 이용해서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의 양이 증가할수록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감소하고, 옥살로박테라시에(Oxalobacteraceae)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인과관계를 찾았다.
연구진은 "질병에 대한 특정 미생물 보호 효과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 등의 추가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러 유전자가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대사, 영양 및 면역의 중요한 측면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팀 김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제협력 연구의 좋은 예이며, 인간 유전요인이 장내 미생물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정확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식과 약물 대사에서 장 마이크로바이옴의 필수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유전체 및 미생물군의 유전체 데이터에 기반해 개인 맞춤형 영양소 및 약물 개발 등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 원장은 “인종 간 공유하는 장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 유전좌위를 찾는 연구에서 강북삼성병원의 유전체 빅데이터 및 연구진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여했다는데 의의가 깊다"며 "한국인의 질병 연관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IF=27.6)' 최신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