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지난 1월 12일 글로벌 제약사의 치매 치료제 임상시험 희소식이 전해져 첫 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이번에는 임상 실패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일라이 릴리는 지난 12일 2상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실험 신약 도나네맙(donanemab)이 치매 진행을 지연시켰다고 밝혔지만 18일 미국 제약사 바이오헤이븐은 치매 치료제 임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쓴맛을 본 것이다.
바이오헤이븐은 이날 알츠하이머병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트로리루졸(troriluzole)'을 평가한 임상 2/3상 48주 차에서 인지력 손상을 나타내는 ADAS-Cog11과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등이 위약에 비해 통계적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 트로리루졸은 2차 평가변수인 자기공명영상(MRI)에 따라 평가된 해마 용적 크기도 위약대비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증 알츠하이머병 부분군 분석에서 트로리루졸은 48주차 ADAS-cog와 MRI 해마용적 측정에서 위약에 비해 차이를 보였지만 유의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트로리루졸로 48주간 치료한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48명은 해마용적이 1.1% 줄어 위약 치료군 1.6%보다 약간 우월했다.
바이오헤이븐은 이날 "추가 2차 탐색 결과와 바이오마커 및 부분군 분석을 포함한 전체 연구 결과는 향후 과학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트로리루졸은 인체에서 가장 풍부한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조절하는 3세대 전구 약물로 희망이 컸던 후보물질이다.
바이오헤이븐은 그동안 범불안장애(GAD), 강박장애(OCD), 척수소뇌성 실조증(SCA), 알츠하이머병(AD) 등 여러 적응증에서 트로리루졸을 평가했다.
바이오 헤이븐의 최고경영자인 블라드 코릭(Vlad Coric)은 “알츠하이머는 치명적인 질병이며 우리는 필요한 많은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며 “우리 목표는 트로리루졸이 경증~중등도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 여부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은 잘 진행됐지만 안타깝게도 예비 분석에서 트로리루졸이 경증~중등도 AD 환자 증상 치료제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릴리 임상2상 성공 발표...바이오젠, 올 3월 ’아두카누맙‘ 최초 치매치료제 FDA 승인 기대
앞서 일라이 릴리는 12일 뇌(腦) 촬영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증상이 가볍거나 중등도(moderate)인 치매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임상을 진행하며 도나네맙 그룹은 사고력, 일상생활 수행 능력 등 치매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가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32% 느린 것으로 나타난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나네맙은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소멸시킨 것으로도 확인됐다.
치매 치료제 개발 선두로 알려진 바이오젠은 오는 3월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만들어줄 미 FDA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작년 11월 초 미 FDA 자문위원회 패널들이 아두카누맙의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비승인을 권고했지만 FDA가 반드시 이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바이오젠은 변함 없이 아두카누맙을 가장 유망한 포트폴리오로 꼽았다.
바이오젠은 현재 미국에서의 아두카누맙 출시를 준비 중이며, 여기에 더해 유럽과 일본에도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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