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 이후 의료기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도 지난해 12월 병·의원 신규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약 2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 구조적인 변화를 고려하고 작년 2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정체 등을 거쳐 3차 대유행이 한창인 가운데 이 같은 결과는 의외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고용노동부는 조심스레 병·의원 취업자 수 증가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꺾인 탓에 의료기관이 체감하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계도 타 산업과 비교했을 때 취업자 수 증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세가 꺾인 것은 그만큼 병의원이 어렵다는 뜻이란 주장이다. 또 월급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되는 ‘실업급여’로 인해 취업·퇴사 등이 반복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최근 고용부가 발표한 ‘2020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보건업 신규 취업자 증가는 2만6000명이었다. 이중 병원은 1만5500명, 의원은 9300명 늘었다.
코로나19 경영 악화를 호소했던 의료계 목소리와는 달리 신규 취업 증가세도 꾸준히 이어졌다. 병원은 지난해 8월 1만5800명, 9월 1만7300명, 10월 1만7100명, 11월 1만5300명이었고, 의원은 지난해 8월 8800명, 9월 1만100명, 10월 1만명, 11월 9만2000명 등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고용부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병·의원 신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을 두고 의료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직 등의 사유로 고용보험 가입 및 상실 간 시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다.
단, 고용보험 취득 및 상실과 관련한 시차에 대해서는 1월 통계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19 1차 확산 시기 병원과 의원급 신규 취업자 증가가 많이 줄었다. 3·4월에 걸쳐 줄고 2차 확산 때도 소폭으로 감소했다고 보이지만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절반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에 관련 단체에서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3·4월에 취업자 증가자 수가 1만2000명에서 6000명으로 떨어진 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더 심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이 같은 통계 수치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이직이 잦은 병·의원 고용 특성이 반영된 것 아니냐”면서도 “정확한 자료를 봐야 알 수 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급 관계자는 “일반 의원들은 실업급여와 월급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간호조무사들의 취업·퇴사가 반복된 영향이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통계청 자료로도 보건업 신규 취업자 증가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4만4000명 늘었는데, 숙박 및 음식점업(31만3000명 감소)·도매 및 소매업(19만7000명 감소)·제조업(11만명 감소) 등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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