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지방에 소재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이 지도전문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공의 수련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건국대학교 재단은 올해부터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 교육·실습을 충주병원에서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지만, 충주병원의 인력·시설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병원계에 따르면 현재 충주병원 소속 재활의학과 소속 지도전문의는 1명 뿐이다. 원래는 3명의 지도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었지만 한 명이 지난해 11월, 다른 한 명도 같은 해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지도전문의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서 교육수련 과정은 마비됐다.
재활의학과에서 수련 중이던 3년차 레지던트는 최근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으로 이동수련을 가게 됐다. 병원 차원에선 2021년 레지던트 모집에서 재활의학과 정원을 받지 못했다.
충주병원 지도전문의 구인난은 어제 오늘의 사안이 아니다.
인기과로 여겨지는 정형외과나 ‘메이저과’인 이비인후과에서도 지도전문의가 부족해 수련 중이던 레지던트가 불가피하게 이동수련을 가게 되는 일이 최근 몇 년 새 잇따라 발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전공의 인력에 공백이 생기자 서울병원에서 파견 수련을 받기도 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관계자는 “급여 자체는 서울병원과 차이가 없으나, 지방이란 입지 때문에 인력을 구하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도 재활의학과 지도전문의가 부족해지면서 초빙 공고를 냈지만 모집 기간 동안 지원자가 없었다”며 “기존 병원 소속 교수 및 전문의들이 학회 등에서 인맥을 동원했는데도 여의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충주병원이 수련기관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법인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진료과의 경우 인력이 아닌 학회가 요구하는 수련기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전공의를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건대충주병원지부 관계자는 “성형외과의 경우 환자 수술·재원일수가 부족해 학회로부터 정원을 받지 못했다”며 “수련기관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의사인력과 환자를 모두 늘려야 하는데 결국 해결책은 투자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건국대학교 재단은 ‘서울캠퍼스에서 이뤄지던 의전원·의대 교육을 건국대 충주캠퍼스로 환원하겠다’며 충주병원에 대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역사회에선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획된 투자규모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재단은 충주병원에 40~5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1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어떤 진료과에선 원하는 장비를 들여오지 못해 교수들이 이직을 고민한 일도 있었다”며 “그러나 투자를 약속했던 건국대법인은 최근 사모펀드 투자 사실이 밝혀지는 등 여력이 있었음에도 병원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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