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요동 친 분야가 제약·바이오산업이다. 지금까지 벌인 일들의 완성도를 높여 인프라로 자리잡도록 남은 2년 최선을 다하겠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사진]은 27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포부와 향후 추진 과제 등을 발표했다.
원희목 회장은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매출, 연구개발(R&D), 임상 비용 등에 있어 여전히 규모가 적다"며 "빠른 시간 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인력, 자본력, 시장성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의약품은 다른 제품과 달리 안보적, 공공적 특성을 가지며,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그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부 투자나 지원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보건산업 육성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일관성 있는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실보장제·MR자격인증제·CSO 양성화 적극 추진"
올해 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주권 실현과 글로벌 성공시대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보건안보 강화 △블록버스터 창출 △글로벌 진출 가속화 △산업환경 혁신 등 4대과제 실천에 나설 예정이다.
보건안보 강화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성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을 받은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 등 안정공급시스템 정립에도 나설 방침이다.
원 회장은 "과거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감염병 확산세가 누그러지자 투자 비용 및 재고 등으로 손실이 나고 말았다"며 "이에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나서기 전(前) 업체들이 이런 부분들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제약바이오업체들 의견을 전달해서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개발 중인 의약품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손실보장제도 등 지원 방안에 대해 정부와 대화를 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도에서 제네릭을 수입해왔던 미국은 의약품 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경우 완제의약품 자급률은 74%로 높아 의약품 사재기 현상이 없었지만, 원료의약품은 사정이 다르다"며 "16% 수준인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50%까지 끌어올리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산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및 사용 촉진 혜택을 늘리는 정책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 보스턴에 '한국제약바이오협신센터(KPBIC)'를 설치해 본격 운영하고, EU 거점국가에도 제2의 KPBIC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원 회장은 "KPBIC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혁신기지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신약개발 생태계 현지에서 주요 임상연구, 사업개발, 법률, 국제특허 출원 및 분쟁을 경험한 인재들이 자문진으로 참여해 실전 컨설팅 프로그램을 가동,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약품 산업 환경 혁신에도 박차를 가한다. MR 자격 인증제도의 국가공인자격증화, CSO 양성화 등을 도모한다. '1+3 공동생동 규제' 등을 통해 의약품 품질 제고 및 투명성 확대에 힘을 쏟는다.
원희목 회장은 "MR자격 인증제도는 전체 제약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이들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며 "CSO의 경우 정상적인 판매 대행을 넘어선 부분들이 있어 양성화해 투명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3 공동생동 규제안의 경우 중소제약사들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제약산업의 판이 커지는 시기이고, 변화가 이는 시점이기에 중소제약사들도 기존의 방식대로 경영해나가기 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하지만 이런 제도가 작은 회사들이 불이익을 받는 쪽으로 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회는 더 많이 토론하고 정책적 논의를 해 나가며 적합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