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가 없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약품청(EMA)이 젊은 층에 한정해 사용 승인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추이가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에머 쿡 유럽의약품청(EMA) 청장은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보건위원회에 출석해 "특정 연령대에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토록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에 속단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특정 연령대에 초점을 맞춰 사용을 승인하자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보다 넓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자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쿡 청장은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현재까지 극소수를 대상으로만 연구가 수행됐다고 짚으면서 "연구가 이뤄진 인구에 대해 연구자료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물론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인구에 대해 백신접종 시 예상되는 점도 알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조건부 판매 승인을 심사 중이며, 이달 29일쯤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언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효과 없다"
앞서 일부 독일 언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 효과가 없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25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65세가 넘는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효과가 8%에 그친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백신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셈이다.
이후 EMA가 65세 초과 고령층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전망도 전해졌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아스트라제네카와 독일 정부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도가 "완전히 잘못됐다"며 "자신들이 학술지 란셋에 게재한 데이터를 보면 고령층도 2차 접종 후 항체형성이 100% 이뤄지는 등 강한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The Joint Committee on Vaccination and Immunisation·JCVI)가 고령층 사용을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도 독일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허위 주장의 출처가 어디인지 전혀 모르겠다"라면서 "예방효과가 8%인데 각국 보건당국이 사용승인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밝혔다.
이에 독일 보건부는 "신문들이 수치를 혼동했다"고 밝혔다. 8%는 예방효과가 아닌 임상시험에 참여한 56~69세 비율이라는 것이다.
다만 보건부는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시험에 참여한 고령층이 다른 제조사보다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정부가 국내 도입하는 백신 가운데 가정 먼저 계약을 체결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올 1분기부터 1천만명분을 공급하기로 지난해 말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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