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규모 대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하려면 확진자 수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는 획일화된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주최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제언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1일 신규확진자 규모에 따른 위험도 단계를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명 당 1명 미만일 때 코로나19 위험 정도를 '억제' 단계로 평가하는데 이는 가장 낮은 수준의 단계인데도 우리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518명 미만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확진자 수와 거리두기 강도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 당 확진자 수가 1.1명인데 반해 거리두기 강도 점수는 47점”이라며 “거리두기 점수가 같은 스웨덴의 확진자 수는 42.3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거리두기 강도 점수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확진자가 나온 국가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가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반면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현금 지원이나 채무 탕감 수준을 지수화한 '재정 지원 지수'에서 한국은 47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95), 스페인(82), 덴마크(80) 등과 비교해 낮은 정도다.
김윤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기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자영업자들의 피해에 대한 국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문을 닫는 업체의 고정비의 90%, 매출 감소액의 75%를 지원하는 반면, 우리가 자영업자에 지원하는 금액이 200~300만원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이 충분했다면 그간의 거리두기 적용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견도 개진했다. 의료체계의 감당능력을 높이면 보다 약한 강도의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만일 미국과 유럽수준으로 일일 확진자 발생 500명 수준을 1단계로 지정한다면 필요한 중환자병상은 350병상 정도인데 이는 우리사회가 가진 비응급환자를 위한 병상 10%를 할애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병상을 충분히 확보했다면 지난해 9월 12일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하향 가능했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줄일 수 있었다"며 "1.5단계에서 2단계로 오르면서 200만개 업소가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올해 봄까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재유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4차, 5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