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봉직의사들은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택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대 설립, 의대정원 확대 등을 비롯해 의-정이 대립각을 세우는 사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강경 투쟁보다는 지혜로운 해결책을 주문하는 요구가 높아진 것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봉직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봉직의들은 ‘의협회장 선거 참여시 후보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투표하겠느냐’(3가지 선택)는 질문에 ‘국회 및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524명)을 첫 번째로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봉직의들 수가 791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66% 넘게 국회 및 정부 대상 정치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셈이다.
이어 ▲공약 실현 가능성과 정책 능력(379명) ▲의료계 내부 화합과 공감 능력(348명) ▲의료계 정치세력화 의지(311명) 등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강경한 투쟁력(252명) ▲의사노조 조직화 의지(219명) 등은 30%대 이하로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병의협은 “3년 전(前) 의협회장 선거에서 회원들이 강력한 투쟁력을 1순위로 생각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현 집행부가 보여줬던 빈약한 정치력과 떨어지는 공감능력에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 봉직의들은 현재 의협 중앙대의원 배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정관 제24조에 따르면 대의원 정수는 250명이며, 현재 의협 대의원회는 고정 대의원(투표 미실시) 112명과 비례대의원(투표 실시) 138명으로 구성돼있다.
병의협은 “비례대의원은 대부분 개원의가 차지하고 있으며 고정대의원에는 봉직의 직역을 대표하는 병의협에 배정된 자리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설문결과, ‘봉직의 직역을 대표하는 고정대의원 배정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94.6%(748명)으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봉직의 직역을 대표하는 고정대의원 적정 수를 묻는 질문에는 6석 이상이라고 답한 회원이 466명(58.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 5년간 의협 회비를 납부해 비례대의원 출마 자격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격이 있다’는 응답이 22.4%(177명)이었으며, 출마 자격이 있는 회원 중 출마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36명(20.7%)이었다.
출마 자격이 없는 회원 중에도 출마 의향이 있다고 답한 회원이 65명(11.2%)였으며, 의협 중앙 비례대의원 출마자격 기준에 대해서는 ‘자격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49.9%(395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고정 대의원 배정 비율 조정과 함께 봉직의 회원들의 비례대의원 출마를 장려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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