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향후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날 영국발 변이 4명, 남아공 변이 1명 등 총 5명이 해외 방문력이 없음에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발 변이에 감염된 4명은 지난해 12월2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귀국해 격리 중이던 외국인을 방문했던 지인 및 친척들로 확인됐으며, 남아공 변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최근 두바이에서 귀국한 딸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영국발 변이에 감염된 외국인과 접촉한 38명 중 감염이 확인된 4명 외에 34명 역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기준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총 39명이다.
이 같은 변이 바이러스 지역사회 전파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백신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 대비 떨어지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대거 전파될 경우,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바이러스는 증식과 복제를 거듭할수록 변이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이에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집단면역을 형성해서 유행을 줄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대응이 쉬워질 것”이라며 “백신 접종에 속도를 붙여 집단면역 형성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언급하기 어렵지만 백신의 효과가 일부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바백스 백신과 존슨앤존슨 백신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추가적으로 전파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은 어렵지만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엄 교수는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질병청에서 주기적으로 일정 숫자의 검체를 유전자 분석을 시행하고 있는데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으로 생각될 정도로 나온 적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전파가 확인됨에 따라 방역 조치에 있어서도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방역에도 일부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설 연휴까지로 연장한 상태며,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는 3회 PCR 검사와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엄중식 교수는 “방역 대책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대책이 완화되거나 단계를 낮출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한 상황을 고려해 "현재 태세를 그대로 유지하되 해외입국 자가 격리자와 가족에 대한 대책이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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