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조 직원들이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하며 시작한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직접고용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콜센터 직원들은 전체 1600명 가운데 900명에 달한다. 민원 업무는 나머지 직원들이 나눠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원센터 전면 마비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설 연휴가 지나고 나서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공단 측은 "아직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확실하게 결론이 나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건보공단 콜센터 정규직 전환 문제는 최근에 제기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미 지난 2019년 한 차례 언급된 바 있다.
당시 공단은 오히려 ‘적자 운영을 하면서도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위탁운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이에 따른 추가 예산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콜센터 내 직장괴롭힘 사건이 터지고, 지난해 콜센터 근무 직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나오면서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노조 측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외주업체의 갑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직접 고용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데 이른 것이다.
실제로 현재 4대보험을 담당하고 있는 고객센터 가운데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은 곳은 건보공단이 유일하다.
국민연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담당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19년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에 대한 여론이 갈리면서 공단도 쉽사리 결정을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와 공단 사이의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파업 중인 노조 측은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노동자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고객센터 노동자 90%이상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와 고강도 근무 환경에 따른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85%가 우울증 위험군”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공단은 “콜센터 상담사 노동건강실태 조사 결과에 대해 상담사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도 “이번 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시 설문지나 통계표 등을 포함해 조사방법이나 표본설계 등의 내용이 담긴 결과 보고서가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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