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요양병원들은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요양병원계에 따르면 요양병원들은 우선 접종이 확정된 종사자들 대상 접종 준비에 한창이다.
현재 요양병원 의료진들은 백신 접종 위탁 기관으로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요양병원들은 백신 보관을 위한 냉장고 등의 시설 점검과 백신 접종을 받을 종사자들의 리스트 작성 등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요양병원에서는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이 이뤄졌던 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냉장 보관(2~8도)이 가능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준비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계에서 백신 접종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65세 이상 입원환자에 대한 접종 여부다.
현재 요양병원 환자들에게 접종될 것으로 보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다수의 국가에서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을 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이에 우리 정부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65세 이상에게도 예방 효과가 충분한 지에 대한 근거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령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해야하는 요양병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WHO에서는 65세 이상에게도 사용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증거가 충분치 않다보니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의견을 질병청에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65세 이상의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그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정부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회장은 “(접종 결정 여부 및 책임 소재에 대한) 말 자체가 애매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도 질병청에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책이 포함된 접종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약사심의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자 대상 사용에 대해 신중하라고 주의하며 최종적인 접종 여부는 “이익 대비 위험도를 임상 현장에서 판명함으로써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의료진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료계 일각의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여준성 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은 13일 SNS를 통해 “현장 의사 개인에게 백신의 고령자 접종 판단을 맡기는 일은 없을 것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어 “질병청은 11일에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를 했고, 16일에 접종계획을 발표한다. 발표 내용에는 65세 이상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며 “향후 고령자 접종 방안은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16일 예정돼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발표를 오늘(15일)로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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