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정부 행정명령으로 인해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등의 코로나19 전담부서 간호사가 소위 ‘처치 곤란’인 상태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며 확진자가 크게 줄었지만, 전체 병상의 1%를 코로나19 중증 환자 병상으로 확보하라는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원래 부서로 복귀하지 못하고 타부서를 지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 행정명령으로 이제는 처치 곤란이 된 코로나19 전담부서 간호사들의 자리를 지켜주세요’라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자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허가 병상 수의 최소 1% 이상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전담 병상으로 확보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자신을 경기도 3차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코로나19 환자 전담 부서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3월부터 부서 내 간호사 중 지원자를 받아 병원 중환자실 내 음압병실 2개를 확진자 병상으로 운영했지만, 지난해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부서 전체가 코로나19 전담 부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추가필요 지원인력을 제때 확보해 주지 않아 입원 환자가 증가할 때마다 근무가 강제로 변경되는 등 제대로 된 휴무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확진자 증가로 병원은 매일 공병상 없이 운영됐고, 환자 상태가 회복되면 경증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고 중증 환자를 입원 받기를 반복하며 바쁘게 코로나 전담 간호사로 근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원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됐음에도 정부의 행정명령에 발이 묶여 기존 부서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처치곤란’인 상태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확진자 감소로 입원환자가 줄고 우리 부서는 코로나19 중환자만 입원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입원 환자가 1~2명으로 감소했다”며 “하지만 환자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행정명령으로 인해 우리 부서는 원래 운영되던 일반 중환자실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명령은 환자 병상수를 보장해서 코로나19 환자 입원은 해결했지만 병상 수별 코로나 전담 간호사의 필수인력 수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감소한 지금 우리는 쓸모없는 간호사가 됐다”며 “이것은 우리 병원 뿐 아니라 지금 많은 대학병원의 코로나 전담 부서가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하기 전까지 타부서에 파견 나가 근무해야 하는 실정이다.
청원인은 “병원은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없으니 환자가 입원할 때까지 다른 부서로 파견 가 근무하라고 통보한다”며 “하지만 부서마다 주가 되는 과가 다르고 진료과목에 따른 환자 간호가 다르며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타 부서에 지원을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파견 나가는 우리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준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통보”라며 “나라에서 행정명령으로 유지하고 있는 코로나 전담 병상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 전담병상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의 현실을 보고 그들의 인권을 보장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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