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협 선관위)의 교통정리에도 불구하고 의협 회장 선거권 확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현 상황에서 선거권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지만, 해당 이슈가 받아들여질 경우 후보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다수의 후보들이 공중보건의사 근무기간 단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올해 공보의 600명이 선거권을 가질 경우 5000표 내외로 당선되는 의협 회장선거에서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준 후보는 최근 선관위에 제86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 합격해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될 예비 회원들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올해 상반기 실기시험에 응시한 2700여 명이 투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유태욱 후보도 지난달 27일 “의대 본과 4학년들이 우여곡절 끝에 의사 국가고시를 보게 됐다”며 “신입회원들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완섭 의협 선관위원장은 투표권과 관련해 “선거권 확대와 관련된 논의는 선거관리규정 제·개정의 권한이 있는 대의원 총회에서 심도 있게 다뤄질 사안으로 판단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의협 회장 선거인 명부 확정일(25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선거권 확대 얘기가 나오는 것은 후보간 치열한 ‘셈법’에 따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그동안 의협 회장선거에서 당선인이 약 5000표 내외를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뒤늦게 의사국시를 치른 2700여 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경우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 공중보건의사 정원은 약 600명인데, 이중 일부가 투표에 참여한다면 그야말로 혼돈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2700명이 선거권을 받게 된다면 큰 숫자다. 공보의 600명도 선거의 판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이들은 첫 투표이기 때문에 참여율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박홍준 캠프가 언급한 것처럼 현 시점에서 젊은 의사들에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새내기 젊은 의사들이 투표권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의 주장을 통해 투표 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3만 회원 중 고작 5000표로 당선된 회장의 ‘대표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의료계 총파업은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이 주축이 됐는데, 이후 의료계가 젊은의사의 의중을 현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금번 의협 회장선거에서는 여느 때보다 젊은 의사들을 위한 공약이 많다.
임현택 후보(전공의 처우 개선,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단축), 유태욱 후보(집행부 청년쿼터제 도입 및 청년위원회 신설), 이필수 후보(의대 졸업 후 군복무 기간 단축·전공의 수련 중 고소·고발 발생 시 협회 차원 대응), 박홍준 후보(젊은 의사 참여 확대), 이동욱 후보(전공의 근로환경 개선), 김동석 후보(젊은 의사에게 희망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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