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전문가들이 백신 접종에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며, 4차 유행이 온다면 하루 최대 4000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6일 ‘COVID-19 4차 대유행의 전조인가?’를 주제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과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포럼에 참석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작년 11월 시작된 3차 유행은 감소하는 시기를 지나 하루 400명 안팎으로 줄었지만 최근 연속으로 6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며 4차 유행 시작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은 굉장히 큰 불길로 발생할 수 있는 마른장작과 같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2차 유행 이후 베이스라인 발생은 100명 이하였지만 3차 유행 이후 현재 베이스라인은 400명으로 매우 높아졌다”면서 “그만큼 4차 유행이 발생한다면 그 규모는 지난 3차 유행 당시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또한 “4차 유행이 온다면 규모가 어떨지 예측해봐야 한다”며 “지난 1차 유행 발생 전(前) 평균 1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정점 때는 확진자가 800명이었고 2차 유행 전은 32명 정도로 발생하다가 피크 때 평균 4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유행 전에는 주 평균 98명 선으로 확진자가 나왔고 발생 절정 때 1200명이 발생한 양상을 적용해 본다면 현재는 약 400명 정도의 확진자가 평균 발생하기 때문에 4차 유행 절정에는 하루에 40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경란 이사장은 “4차 유행을 막을 수 없다면 중증환자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인 요양병원 입소자 및 종사자에 대한 빠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며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요양병원 종사자에게 투여 가능하지만 65세 이상인 입소자 접종은 보류돼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를 접종하는 스코틀랜드에서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을 포함해 두 백신 모두 입원율 감소 효과가 있었다”며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재검토하고 4차유행 확대 이전에 65세 이상 고령자 백신 접종을 신속히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1월 국민 집단면역 달성 쉽지 않고 백신 확보‧접종률 등 불확실
이상일 교수는 "백신 접종을 통해 11월까지 국민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11월까지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고 일부 언론도 11월이 되면 집단면역이 달성된다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정부의 백신 확보 가능성이나 접종률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현재로는 정부가 예상하는 대로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고 정부의 목표 접종률이 70%인데 실제 접종률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또한 백신 자체의 면역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될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면역 지속 기간을 보면 길지 않아 코로나19 또한 2~3월 접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접종받는 연말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방역 조치가 허술해질 수 있고 실제 접종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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