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위 국가 이스라엘의 확진자 수가 재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백신 접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신규감염도 7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과 별개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초기 감염 재생산지수가 0.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다시 0.99로 높아졌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이스라엘은 화이자에 실시간 접종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규모 백신을 확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2개월여 동안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절반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백신 접종과 별개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우리도 접종이 본격화한 만큼 더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 중에서는 기존의 봉쇄조치 완화를 논의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난 6주 연속 감소했던 코로나19 신규감염이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전 세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9만명이다. 지난주 대비 4.6% 증가했다. 누적 환자는 1억1300만명을 넘어섰다.
미주와 아프리카에서는 지난주 대비 신규 확진자가 각각 2.5%와 23.3% 감소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대륙에서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에서 23.6%, 유럽에서 11.2%, 아시아에서 5.9% 각각 늘었다.
이상원 단장은 "아직 세계적으로 백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특히 백신이 실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보를 축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감염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방역당국도 접종 이후의 지역사회 확산 동향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첫날(26일) 국내 백신 접종자는 1만9127명이었다. 27일(1285명), 28일 (765명), 전날인 1일은 1442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현재 누적 접종자는 2만3086명으로 국내 인구(5천200만명 기준) 대비 접종률은 0.04%다.
접종 첫날 이후 접종자가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휴일 영향인 것으로 여겨진다. 대부분 의료기관은 의료진이 정상근무하는 평일에는 환자 접종을, 주말과 공휴일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했다.
백신별 누적 접종자는 아스트라제네카(2만2191명), 화이자(895명)이다. 화이자는 접종 방식이 까다로워 첫 주엔 서울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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