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상속이 완료됐다. 그 결과 부인인 송영숙 회장
[사진]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후계 구도 결정의 키(Key)를 쥐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사이언스는 최대주주 임성기 회장 별세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송 회장은 남편이 보유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7만6985주(34.29%) 가운데 30% 정도인 699만 여주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가 총 784만 여주로 지분율이 기존 1.26%에서 11.65%로 높아졌다.
임 회장 부부 세 자녀인 임종윤(첫째)·임주현(둘째)·임종훈(셋째) 한미약품 사장도 각각 부친의 지분 약 15%(약 355만주)를 상속받았다.
법정 상속분은 배우자 1.5, 3자녀들이 1의 비율로 나눠 갖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 비율이 2대 1이었다. 송영숙 회장이 자녀들보다 조금 더 지분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번 상속으로 첫째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65%에서 8.92%로, 임주현 사장은 3.55%에서 8.82%로, 임종훈 사장은 3.14%에서 8.41%로 증가했다.
이 외에 가현문화재단이 4.90%(약 330만주), 임성기재단이 3%(약 202만주)의 지분을 차지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의 지분 정리로 인해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송영숙 회장을 정점으로 '한미사이언스(지주회사)→한미약품(자회사)→한미정밀화학,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손자회사)'로 이어지게 된다.
사실 임성기 회장 타계 후 업계에선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왔다. 삼남매 중 가장 먼저 후계자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이 인적분할된 지난 2010년 7월에 임성기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부친이 물러난 2016년부터는 단독으로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았고, 작년 9월 송영숙 회장이 각자 대표에 오르기 전까지 그룹 지주회사를 경영해왔다.
반면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은 지난해 연말 그룹 임원 인사에서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주현 사장은 부친 별세 후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등기임원에 오르며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남매 중 막내인 임종훈 사장은 아직 한미사이언스에 근무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승계가 안정적 경영과 성공적인 후계구도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했다. 가족 간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을 미리 차단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송 회장이 차차 2세 후계 구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이번 지분 상속과 관련해서 한미약품 관계자는 "고(故) 임성기 회장 뜻과 가족들 간 합의 하에 내린 결론으로 안다"며 "오너 일가가 부담하게 될 상속세 관련 이슈는 개인적인 부분이기에 회사가 규모나 지불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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