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의사회가 주최한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선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질의보다는 의료계 각종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이 논의됐다.
국가적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저출산을 비롯해 의협 자율징계권, 요양병원 경영난 등 각 후보 이력에 따른 현안들이 주요 질의로 등장했다.
공통 질문인 ‘의협 회비제도 운영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대다수 후보가 징수율을 높이고 회비 액수는 줄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5일 광주광역시의사회는 '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협동설명회'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임현택, 유태욱, 이필수, 박홍준, 이동욱, 김동석(기호 순) 6인의 후보가 참석했다.
후보 지정질의, 필수의료 위기·저출산·요양병원 경영난·자율징계권 다양한 주제 등장
먼저 후보 지정질의에선 거시적인 의료계 현안이 등장했다. 각 후보 이력에 따라 필수의료 대책 및 요양병원 경영난 해소 등 질의가 이어졌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인
임현택 후보(기호 1번)에게는 2개 지정질의가 있었다.
Q. 소청과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안 (김동석 후보 질의)
-소청과를 살리기 위해선 정치인과 공무원을 움직여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의사들의 논리가 필요하다. 과와 직역별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Q. 새 집행부가 출범한다면 상설투쟁위원장직을 수행해줄 것인지 (유태욱 후보 질의)
-상설투쟁위원장직에 대해선 갑작스런 질문인데, 투장을 해야 하면 투쟁을 하고, 협상을 하면 협상을 해야 한다. 합당한 상황이면 나설 생각은 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회장인
유태욱 후보(기호 2번) 또한 2개 지정질의를 받았다.
Q. 구상하고 있는 의협 집행부의 구성 형태 (박홍준 후보 질의)
-의협 대의원회 신설을 제안한다. 7~8인 최고위원이 필요하다. 권역별로 의사단체 회무에 경험이 있는 분들을 고루 등용해 지역계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Q. 의사회 회무 경험이 풍부하다. 의협에서 ‘지금 이것만은 고쳐야 한다’는 것이 있다면 (이필수 후보 질의)
-의협 역대 회장 스타일을 보면, 본인과 소통이 안되면 능력과 전문성이 있어도 기용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이건 반드시 고쳐야 한다. 두번째는 한국 의료시스템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국회, 언론, 학계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자들을 고루 등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 출마자들도 선거 기간 중에는 라이벌이지만, 선거 이후에는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전라남도의사회장인
이필수 후보(기호 3번)는 3개 지정질문을 받았다.
Q. 의사출신 국회의원이 적다. 지난 총선에서 의협총선기획단장을 맡았는데 의사 출신 국회의원 구성 비율이 낮은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유태욱 후보 질의)
-지난해 총선 당시 70여명이 여야 인사를 만났다. 정치세력화를 하기 위해 책임당원에도 가입했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10만원의 후원도 했다. 총 19명이 후보자로 나섰는데, 아쉽게도 의사 출신은 2명 뿐이었고, 비례대표도 탄생하지 못했다. 아쉬운 결과지만 이게 마지막은 아니다. 의협 정치세력화는 1~2년 단기적으로 될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뤄나가야 한다. 현재 여당과 야당에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정당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전라남도의사회장으로서 광주 의사 출신인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의사면허 취소 강화법’에 대해 논의한 바 있는지 (이동욱 후보 질의)
-이용빈 의원이 의사 출신이긴 하지만, 초선이고 해서 당론을 많이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가끔 한번씩 통화를 하는데 생각의 폭이 많이 다르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잘 설득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다. 요양병원 발전을 위해 의협이 할 수 있는 일은 (김동석 후보 질의)
-2015년 도의사회장이 되면서 20년 했던 개인병원을 접고 요양병원으로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요양병원은 나름의 '블루오션'이었다. 하지만 2018년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고, 환자안전을 위한 각종 법안이 나올 때마다 수십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일선 요양병원들은 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요양병원은 어르신 등 사회적 보호대상이 사용하는 시설이다.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요양병원 문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가는 상황에서 민간의료가 아니라 공공의료에 대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서울시의사회장인
박홍준 후보(기호 4번) 또한 2개 지정질의를 받았다.
Q. 자율징계권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평가제의 자정기능 가능성 (이동욱 후보 질의)
-전문가 평가제의 경우 시행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그동안 50여건의 문제를 해결했다. 같은 의사인 평가위원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특별한 이견이 발생하지 않았고, 의사집단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느꼈다.최근 전문가평가제의 내용을 담은 백서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Q. 의사 법정구속 증가에 대한 해결 방안 (임현택 후보 질의)
-의사들의 법정구속은 중요한 문제다. 시급한 것은 ‘의료특별법’ 지정이다. 필수의료, 정당한 의료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선 문제가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일각에선 이 법안이 이기적인 시각으로 보일 수 있다. 국민과 언론, 국회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
경기도의사회장인
이동욱 후보(기호 5번)는 2개 지정질의를 받았다.
Q. 의협 회장 선거 때마다 언론에선 ‘리베이트 문제’를 두고 자극적인 보도가 이어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임현택 후보 질의)
-전임 노환규 회장 집행부는 ‘리베이트 자정선언’을 했다. 당시 의협 자문이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할거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회사 등이 범죄자로 몰려 고통을 받고 있다. 리베이트 자정선언은 뼈아픈 실책이다. 의사들은 모두 좋은 약을 사용하려고 한다. 리베이트에 대한 부분은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따라야 한다.
Q. 경기도의사회장 경험을 의협 집행부에서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가. 특히 회원 민원처리와 관련한 계획이 있는지 (박홍준 후보 질의)
-의사회 회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장과 바로 만나 얘기할 수 있다.
통화도 상시 가능하다. 지난 3년 동안 경기도의사회는 공단이나 심평원을 상대로 성명서가 나간 적이 없다. 불합리한 처사에 대해선 본부장을 만나 얘기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이런 부분에선 의협회장의 힘이 생기면 더 좋을 것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이자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인
김동석 후보(기호 6번)는 1개 지정질의를 받았다.
Q.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정부 역시 뚜렷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이필수 후보 질의)
-청와대 직속 저출산대책고려위원회가 있지만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출산과 관련한 특별법이 마련돼야 한다. 출산 과정에서 불가항력적 사고가 있을 때 국가가 이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분만취약지에 산부인과 의사들과 분만병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안전한 분만환경을 위해 의사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공통질문 '의협 회비 운영 방안'..."납부율 높이고 금액은 낮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