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피부 고정을 위한 상처가 없고, 공기압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팽창식 고정구조 배액관’을 국내 의료진이 공동 개발했다.
최소한의 천공(穿孔)으로 시술하고, 비침습(非侵襲)으로 추가 상처를 내지 않고 공기압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배액관으로 현행 일괄적 확장이 아닌 원하는 부위부터 확장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나용길)은 성형외과 김주학 교수와 충남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오상하 교수, KAIST 신영하 연구원이 공동으로 이 같은 제품을 공동개발해서 특허 출원했다고 8일 밝혔다.
수술 후 체내 수술 부위 또는 체내 조직에 혈액이나 장액, 농양 등이 고이면 염증 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강제 배출을 위해 배액관 말단의 일부는 신체 내 삽입, 일부는 외부에 노출돼 체내에서 발생하는 체액을 외부로 배출시킨다.
이때 배액관이 체외로 뽑히거나 체내로 밀려들어가지 않도록 피부에 고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봉합사를 이용해 피부에 묶어두는 방법, 피부용 스테이플러로 고정하는 방법, 점착성부재(粘着性部材)로 피부에 부착하는 방법 등이 이용됐다.
하지만 봉합사로 피부에 고정하는 방법은 시술이 번거롭고 시술자 숙련도에 따라 고정강도 등의 차이가 발생한다.
배액관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움직임이나 장치 자체의 흔들림으로 피부의 고정부위가 자극돼 짓무름, 염증, 피부 당김, 추가 상처 및 흉터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피부 스테이플러는 사용이 편리하지만 배액관 결합을 위한 별도의 고정장치가 필요하고 피부에 추가 상처와 흉터가 남게 된다. 점착성부재는 추가 상처가 남지 않지만 부착력이 떨어질 경우 고정장치로서의 기능이 부족해진다.
이번에 공동 개발된 배액관은 삽입을 위한 최소한의 천공(穿孔)으로 시술하고 별도의 고정을 위한 추가 상처가 없는 방식이다.
공기를 주입해 배액관을 체내 밀착 고정시켜 팽창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배액관이 밀려 들어가거나 빠져나오는 것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개발된 유사한 장치는 공기 주입량에 따라 부풀어지는 정도만 조절 가능했지만 새로 개발된 ‘팽창식 고정구조 배액관’은 이를 개선했다.
배액관이 피부와 접하는 부위에 고정용 베이스와 클립 장치를 통해 체내와 체외에서 서로 반대로 빠져나오거나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양방향 구조로 설계됐다.
체내와 체외에 한 개씩 새로 고안된 장치가 배액관과 흉관이 거치되는 피하조직을 감싸 움직이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또 얇은 피하조직을 가진 환자부터 두꺼운 피하조직 환자까지 모두 적용될 수 있도록 팽창 시작점과 길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김주학 교수는 “‘팽창식 고정구조 배액관’은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피부 고정 봉합을 시행하지 않아 추가 흉터가 발생하지 않고 피하조직의 두께에 상관없이 공기 주입량을 조절해 배액관이 체외로 빠지지 않게 고정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외과적 수술 후 체내 삽입하는 저류(貯留) 방지를 위한 배액관, 기흉이나 혈흉 치료를 위해 흉강 내 삽입하는 흉관, 심장내과 영역에서 심근경색 치료시 관상동맥 확장술, 말초혈관 확장술에서 현재 일괄적인 확장이 아닌 원하는 부위부터 확장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