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신임 회장단을 선출하면서 의료계 관심도 모이고 있다. 그간 한의협은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등 각종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전임 회장 못지않게 공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신임 회장단이 선출되면서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과의 갈등양상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한의협은 지난 8일 제 44대 회장 선거에서 회장에 홍주의 후보, 수석부회장에 황병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신임 회장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66.89% 득표율을 기록하며 함께 출마한 최혁용 후보팀을 제쳤다.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지난 8일 당선이 확정됐다.
앞서 한의협과 의협은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등 각종 정부 정책을 두고 수차례 충돌했다. 특히 최혁용 전임 회장이 추나·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한의사 전문의약품·현대의료기기 사용 확대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자 의협은 2019년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신임 회장단 또한 의료계 반대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선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의 경우 기존 책정된 수가를 상향조정하기 위해 정부와 재협상에 나선다. 전임 집행부가 추진했던 현대 진단기기 사용권 확보 역시 주요 회무로 꼽았다.
한의사 치매관리 사업의 전국적인 확대·공공의료 한의과 참여와 같은 공약도 실제 추진시 의료계와의 대립이 점쳐진다. 최근 치매안심병원 인력기준에 한의사가 포함되자 의료계 유관단체들은 ‘치매 응급상황에 한의사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나’와 같은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의협 한특위를 겨냥한 듯한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겠단 공약도 눈길을 끈다. 홍 신임 회장은 ‘한척위(한의약 폄훼 척결 특별위원회)’와 ‘돌팔이 단속 전담부서 설치‘를 6대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척위’는 주로 악의적인 온라인 비방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지난해 한의협은 일부 한의학을 비하하는 커뮤니티 게시글을 대상으로 법적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현직 의사 커뮤니티 활동자들이 수위를 넘은 비방글을 작성한 정황이 포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진료 영역을 둔 두 직역의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한척위’의 주요 타깃도 의료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돌팔이 단속 전담부서 설치 또한 의협의 ‘사이비의료대응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사이비의료대응팀은 ’한방을 비롯한 무자격자의 불법의료행위, 의과영역침해행위‘과 관련해서 신고를 받기 위한 사이버신고센터를 운영했던 팀이다.
반면 신임 회장단 출범이 의협과 한의협 간 대화 증진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협 관계자는 “한특위가 그동안 한의협과 여러 차례 대립해온 것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하는 과정에서 입장차가 극명했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한의협과 상호 비방이 아닌 건전한 대화와 토론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묻지마식 대립구도는 국민들에게 단순한 직역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의한 대립에 대한 국민 피로감을 경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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