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난 가운데 의료진이 접종 후 부작용에도 휴가를 쓰기 어려워 정부 차원에서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39도 이상 고열로 근무가 어려운데도 현장 상황 탓에 휴가 내기가 어렵다”며 "국가적 차원의 유급병가 조치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병원에서 병가를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며 “평상시에도 넉넉하지 못한 인력 상황 때문에 본인에게 압박으로 오기도 하고 아팠을 때 마음 놓고 병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신규로 1074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해 총 58만8950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 신고된 사례는 누적 8347건을 기록했는데 예방접종자 대비 신고율은 1.42%이며 백신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47%, 화이자 백신 0.39% 등이다.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일부 의료진은 화이자를, 그 외 대부분 인력은 젊은 층에서 면역반응이 심하다고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은 발열이나 오한, 근육통, 몸살 등 코로나19 감염증상과 유사한 부작용을 견디며 휴가를 쓸 수 없어 타이레놀에 의지한 채 불안감과 고통 속에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임에도 백신 접종에 따른 증상이라고만 판단하면 집단감염 위험이 커진다”며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유급 병가조치를 보장한다는 정부의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기존부터 병가에 관한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대한 보호대책이 마련된 의료기관이 없어 의료진은 병가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눈치를 보며 아파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요양시설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발열 증상을 보여 근무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지침이 없어 요양시설에서 조정하는 게 아니라 근무자끼리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실정이다.
의료연대본부는 “백신접종 기한을 너무 짧게 둬 아파서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거나 일할 수 없게 돼 당일 근무에 인력공백이 생기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백신 접종기한을 늘려 인력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접종 후 증상 발현자들에 대한 유급병가 보장 지침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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