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의학윤리 관련 학회들이 감염병 연구 활성화 명분으로 여당이 발의한 감염자의 서면 동의 면제 법안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생명윤리학회(회장 김옥주)와 한국의료법학회(회장 김소윤), 한국의료윤리학회(회장 임채만),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회장 정종우) 등은 21일 감염자의 인권 침해와 생명윤리 원칙 위반을 우려하며 감염병예방법 및 병원체자원법 개정안 저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청주시청원구,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은 지난 3월 2일 감염병 연구 활성화를 위해 감염병 검체 연구시 ▲감염자의 서면동의 면제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심의를 면제할 수 있는 ‘감염병예방법’과 ‘병원체자원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학회들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 제10조와 보건의료기본법 제12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감염자라는 이유로 침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학회는 "의학 연구의 근본적 목적이 새로운 지식의 창출이나 이러한 목적이 결코 연구대상자 개인의 권리와 이익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헬싱키선언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염병 연구 활성화를 위해 감염자의 검체 채취에 대한 동의 면제나 기관위원회 심의 면제는 연구 대상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헬싱키선언 등 국제적 지침과 국내 규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헬싱키선언 등에 위배되어 시행된 연구 결과는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개재가 불가하기 때문에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도 없다"고 개정안 철회를 주문했다.
의학윤리 학회들은 "감염병 등에 의해 공중 보건상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도 국가는 감염자를 포함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과학성과 윤리성이 보장된 연구가 시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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