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서정돈 신임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사진]의 향후 행보에 의료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그룹 오너가(家)가 아닌 외부 인사 출신이며, 학계와 의료계에 걸쳐 다양한 이력을 지닌 만큼 재단의 주요 사업인 삼성서울병원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재단 이사회는 서정돈 전(前) 성균관대 총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이달 23일부터 3년이다.
그동안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은 사실상 삼성그룹 총수가 맡아왔다. 삼성그룹 산하 재단 중에서도 오너 일가가 3대에 걸쳐 이사장을 역임한 것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유일할 정도다.
초대 이사장은 고(故) 이병철 회장이 역임했다. 2대 이사장은 고(故) 조우동 전 삼성중공업 회장이 맡았으며, 이어 고(故) 이건희 회장이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 회장이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당시에는 이수빈 전 삼성생명 회장이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 회장이 복귀한 후에는 그가 다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이어 서 신임 이사장의 전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돼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서 신임 이사장의 대표적인 이력은 성균관대학교 총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의사로서 의료계에서 많은 활동을 이어왔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동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서울대 의과교수로 재직했다. 1976년부터 1996년까지 서울대 의과대학 강사, 교수로 근무했다.
이 기간 중 1990년부터 1993년 사이엔 병원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으며, 이듬해부터 3년간은 의과대학 교무부 학장을 지냈다.
또 학계에선 대한심장학회 이사장 및 아시아 태평양 심장학회 사무총장, 대한의학회 학술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어 1997년 1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옮겨가며 삼성의료원과 인연을 맺었다. 소속을 옮긴지 2개월여 만인 3월 의대 학장으로 임명됐고, 2003년까지 6년간 직무를 수행했다.
의료계에서 쌓아온 이력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2003년 성균관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되면서다. 당시 의대 출신 총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까지 8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주된 성과 중 하나는 삼성창원병원이 성균관대 부속병원으로 전환하는 데 일조한 것이다.
당시 마산삼성병원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었던 병원은 성대 의대가 설립 당시부터 교육협력병원으로 지정됐지만, 부속병원으로 전환이 이뤄지진 않았었다.
부속병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삼성창원병원은 창원시 최초의 대학병원이 됐고, 대형병원 의료진들을 속속 영입하면서 의료 인프라가 크게 확장됐다. 이후 그는 강북삼성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총장직에서 퇴임한 후 십 년 만에 삼성의료원으로 돌아온 그의 향후 행보에 병원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다.
삼성서울병원의 한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및 의료원에서 의료인과 의사결정자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신임 이사장이 온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의학계 한 원로는 “서 신임 이사장은 우리나라 의학계 역사상 총 109명 뿐인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셨다”며 “훌륭하신 분으로 이사장 역할도 잘 해내실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