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까지 겹치며 비만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효과적인 비만 치료를 위해 수가 신설과 급여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 ‘비만진료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현황 및 향후 급여확대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상담 수가 부재로 비만 치료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자로 나선 경북대병원 고혜진 교수(가정의학과)는 “비만환자의 경우 필수적으로 다수의 병력 청취를 해야 하고 행동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하다보니 상담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고 교수에 따르면 초진 환자의 경우 10~30분, 재진 환자라 하더라도 5~10분 가량 환자 상담에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고혜진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시간에 따라 수가가 책정돼 있듯이 비만 환자 상담에 대해서도 수가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의 체중 감량을 위해 중요한 영양상담과 운동처방 역시 별도 수가가 없어 상담을 해주는 이들이 사실상 봉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수가 신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면적인 상담 수가 신설이 재정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면 범위를 좁혀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대한비만학회 강재헌 회장은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대사 수술 급여화가 가능했던 것은 지출 비용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 대해서 상담수가를 먼저 적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비만환자 특성상 식이요법 등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지속적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수가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북삼성병원 김은미 영양사는 “수가가 신설되더라도 1회성 지급에 그친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꾸준히 교육할 수 있는 수가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에 따른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됐다. 지난 2019년 급여화된 수술과 달리 약물 치료 비용은 여전히 비급여인 상황이다.
수술 전이나 후 지속적인 약물 치료 가 필요함에도 경제적 이유로 중도에 약물 치료를 포기하거나 약물 투여 빈도를 줄이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비만으로 수술을 받은 한 환자는 “수술 후에도 적정 체중까지 이르지 못해서 주사제를 맞고 있다”며 “한 달에 60만원가량이 약물 비용으로 나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고혜진 교수는 “비급여다보니 약물의 가격도 약국마다 다 다르다”며 “이에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환자들이 이 약국, 저 약국 돌아다니며 불편을 겪는 경우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