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요양병원들의 절박했던 상황과 방역 과정의 문제점, 대안 등을 제시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31일 ‘코로나19와 싸운 요양병원 현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K-방역입니다’라는 제하의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를 한 바 있는 요양병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생한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전국 9개 요양병원을 방문해 △확진자 이송 △코호트 격리 △PCR 검사 △역학조사관 활동 △방역물품 지원 △피해 보상 등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코로나19로 싸운 요양병원들은 “우리가 K-방역이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보건소, 질병관리청, 시청에 수도 없이 환자들을 이송시켜 달라고 요청했더니 첫 확진자가 나오고 10여일 뒤에서야 병동에 있는 환자들을 빼주기 시작하더라고요.”
“확진자가 나와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는데 PCR 검사를 3일에 한 번만 해주니 환자들이 너무 걱정됐어요. 그래서 신속진단키트를 따로 구매해 양성반응이 나오면 자체 격리시켰어요.”
“코호트 격리는 아무도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말고 무조건 폐쇄하라는 개념이었어요. 10여명의 직원이 격리병동에 남아 밤낮 환자 돌보면서 소독까지 다 하라는 게 말이 안되잖아요.”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니까 방역당국에서 레벨D 방역복 100벌을 주더라고요. 그게 전부예요. KF94 마스크, AP가운, 소독티슈, 라텍스 장갑 등은 모두 자체 조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가장 힘든 점은 인력 부족이었어요. 보건소는 인력 지원도 안 해주고. 다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절대 못할 것 같아요.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어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질병관리청, 시청, 도청, 보건소, 소방서, 경찰서, 공단 등 정말 수 십개 기관에서 자료 보내라고 전화하더군요.”
코호트 격리를 경험한 요양병원들은 내부 문제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요양병원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하다보니 간병인이 밥 먹여드리고, 체위 변경하고, 기저귀 교체하고, 목욕해 드려야죠. 그 과정에서 밀접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이에 따라 요양병원 종사자들은 간병제도 개선, 감염관리 수가 현실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양병원은 한 사람의 간병인이 여러 환자를 목욕시키고, 기저귀 교체, 식사 보조하면서 병실에서 잠도 같이 자잖아요. 이럴 때는 마스크도 벗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간병인이 병실에서 자지 않고, 필요할 때만 가서 보조해주는 간호간병통합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간병제도 개선 △상급병실료 급여화 △감염예방관리료 현실화 △일당정액수가제 개선 △격리실 입원료 체감제 개선 △야간간호료 수가 인정 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