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가천대길병원이 서울대병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인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법은 환자들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줄어 치료 방침 결정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7년 전 파킨슨병 발병 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던 71세 남성 김씨는 왼손 떨림으로 시작된 파킨슨병이 약물 복용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
약물 부작용이 생기고 이상운동증이 발생해 왼쪽 팔은 잘 쓰지 못할 지경이 되자, 김 씨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했지만 부분마취 후 뇌에 직접 전극선을 넣어 이뤄지는 수술방법이 두려워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을 시행하는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 진료를 찾아 수술 일정을 잡고 전신마취 후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을 받을 계획이다.
파킨슨병 치료시 심부뇌자극술은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상운동증 등으로 약물의 효과가 떨어진 환자에게 아주 효과적이며 유일한 외과적 치료법이다.
하지만 과거 심부뇌자극술은 전극선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환자에게 부분마취만 적용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수술 시 환자는 머리뼈 깊이 고정된 무거운 틀을 박고, 이후 두피에 5~6개 구멍이 뚫린 채 뇌에 전극선이 심어지는 1~2시간의 과정을 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겪게 되는데 이때 극심한 정서적,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시간동안 환자는 딱딱하고 좁은 수술침대에서 움직임 없이 고정된 채 깨어 있어야 한다.
박광우 교수는 “부분마취가 이뤄지는 이유는 파킨슨병에 의해 문제가 되는 뇌 부분을 정확하게 찾고, 전극선에 의한 효과와 부작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수술 중 의료진이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 환자는 수술 과정 중에도 손을 들어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 한쪽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반대쪽 수술을 거부할 정도로 체감 고통이 컸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길병원은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전신마취 후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환자의 마취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 ‘BIS(Bispectral Index)’와 특별한 마취방법인 ‘TIVA(Total intravenous anesthesia)’이다.
해당 방법은 전신마취 후 표적이 되는 뇌(腦) 신경핵을 자극했을 때 신경활성도를 측정하는 ‘미세전극기록(Micro-electrode recoring, MER)’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미세전극기록을 측정하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마취약을 줄여 환자 마취상태를 풀고 재우듯이 각성시켜 신경활성도를 정상화시켜 놓는 것인데, 이는 부분마취가 아니어도 원하는 표적 효과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광우 교수는 “전신마취 후 심부뇌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술받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가천대 길병원은 여기에 두피를 최소침습적으로 절개해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는 수술 전 모든 파킨슨 약을 중단한 채로 받게 되는데 그로 인해 환자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수술 중 받게 되는 고통이 커 부분마취 수술은 환자에게 매우 큰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남긴다”며 “길병원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시행한 전신마취 하의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은 환자 친화적으로 정서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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