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전공의 정원모집에서 매년 약 600명의 전공의가 탈락하고 그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배정 정책에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동진 대한신경과학회 전공의 정원 TF 위원장은 최근 "복지부 전공의 정원 배정이 저출산 고령화의 사회적 현상을 감안하지 못해 배정 구조가 왜곡됐고, 갈수록 전공의 지원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3년간 전공의 탈락자 수 추이는 ▲2018년 530명 ▲2019년 581명 ▲2020년 656명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적 현상 감안 못한 정책으로 지원 양극화 현상 심화"
신 위원장은 “매년 총 지원자의 15% 정도가 탈락하고 규모가 가장 클 때는 18.4%를 기록했다”며 “매년 600명 가까이 되는 전공의가 교육을 못 받아 낭비되고 있는데 이는 복지부 정원 배정 정책에 문제가 있단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전공의 지원 현황을 분석하면 신경과의 경우 매년 평균적으로 지원율이 120%를 상회한다.
이비인후과나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 6~7개는 지원율이 높은 경우 180% 이상을 기록하지만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등 일부 과는 정원의 50%도 채우기 버거운 실정이다.
신 위원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질병 발생률이 변했는데 현재 전공의 제도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반영되지 않아 배정 구조가 왜곡됐고, 이로 인해 전공의 지원 양극화 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전공의 지원율만 봐도 비정상적인 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복지부의 전공의 배정은 2010년 이전의 질병 구조에 기반했다고 보이는데 이런 형태가 2030년 이후의 국내 인구 구조를 생각하면 현재 배정 비율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의 출생률이 계속해서 줄고 고령화는 가속화되는데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와 같은 경우 과연 지금의 정원이 합리적인지 고려해봐야 한다”며 “신경과 등 고령인구에 필요한 과 같은 경우는 전공의 배정을 늘리는 등 적정성을 검토해 정원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신경과학회 등 전공의 지원률이 100%를 상회하는 6개 의료학회는 해당 분석을 기반으로 보건복지부에 기본정책 정원정책 다시 세워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우리 과만이 현 전공의 배정 인원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면 복지부 반응이 크지 않아 6개 과가 함께 건의할 방침”이라며 “또한 국회 간담회나 토론회로 이끌어 해당 문제를 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율 100% 넘지만 최종 확보율 떨어져 '10~15%' 선제적 배정 필요”
신 위원장은 "정책별도정원제도 때문에 최종확보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전공의를 더욱 수월하게 확보하기 위해 지원율이 100%를 초고하는 인기과의 경우 10~15%를 선제적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본정원 외에 추가로 뽑을 수 있는 정원인 정책별도정원제도는 그해에 타과에서 반납되는 정원을 기초로 정원이 필요한 과에 나눠 주는 제도로 10월에 반납되면 11월 말에 결정돼 각 과로 추가 인원이 통보된다.
2021년 신경학과는 전공의 모집 결과 89명 모집에 총 86명을 확보했다.
정책별도정원이 11월에 통보돼 전공의 지원을 원내에서 사전 조율하거나 지원을 포기하기 때문에 지원율이 100% 이상 상회해도 최종확보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10월이 되면 전공의정책관련전문과목합동회의에서 그 해 반납되는 전공의 인원이 확정되는데 11월은 너무 늦어 정원을 더 많이 줘도 확보가 어렵다”며 “매년 반납되는 숫자가 비슷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10월쯤 10~15%를 배정해주면 더욱 수월하게 전공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