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병원계에서 주요 보직인사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3월까지는 병원장 인사가 특히 많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병원장이 성향에 따라 해당 의료기관의 향후 전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사를 단행한 의료기관들 또한 각자 당면한 과제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인사전략을 선택한 모습이다. 지난해 신종 감염병으로 혼란이 극심했던 시기를 지나 주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병원들은 새로운 얼굴을 기용했다. 경영 쇄신이 필요한 의료기관에서도 중진을 교체했다. 반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정부 산하 의료기관은 대국민 백신접종이 끝나기 전까지 기관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병원들 또한 초기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 병원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주요 대학병원 및 정부기관 산하 의료기관들의 병원장 인사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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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진입 병원들...원장 ‘연임’
먼저 올해 4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진입한 지방 거점 대학병원들의 경우 병원장이 유임된 경우가 많다. 상급종합병원 승격을 준비했던 수장들에게 초기 안착을 일임하는 모습이다.
올해 경남동부권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울산대병원은 병원장 연임 소식을 알려왔다. 지난해 말 울산대병원은 제13대 병원장으로 정융기 현 병원장을 선임했다. 2017년 이후 3연임이다.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이후 운영체계가 안정화 되기까지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울산대병원은 올해 별관(장애인구강진료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신설한 하이브리드 음압 수술실 운영도 앞두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승격 이후 지역 의료기관과의 회송시스템 구축 등 과제도 산적하다.
강원권역에서 4기 상급종합병원에 재지정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병원장이 유임됐다. 병원은 지난 1월 29일 제6대 원주연세의료원장 겸 제22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장에 백순구 현 의료원장을 유임한다고 밝혔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새 병원 건립이 한창이다. 큰 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인 조직인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새 병원 사업에 최근 행정직 등 대대적인 보직개편이 이뤄졌다. 연면적 4만8272㎡에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로 건립되는 새병원은 4인실 위주 병동과 첨단수술실이 배치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9월부터 2026년 5월까지이며, 총사업비는 1500억원 규모다.
반면 경북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신임 병원장을 임명했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은 지난 1월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하며 제 10대 의료원장에 노광수 신부를, 제 19대 병원장에 이창형 소화기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대구가톨릭병원이 최근 수립한 비전을 살펴보면 대외적인 확장보다는 조직 내부를 가다듬는데 집중할 의지가 보인다.
노 신임 의료원장은 취임식에서 "타 의료기관과의 경쟁을 생각하기보다 '가톨릭'이라는 고유한 특성을 확립하겠다는 게 그 토대여야 한다"며 환자경험 및 근무환경 제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수도권 소재 백병원, 일산 ‘연임’-서울 ‘신임’ 상반된 행보
백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 중 수도권에 소재한 일산백병원과 서울백병원은 각각 연임과 신임 인사 소식을 전했다. 대규모 리모델링을 앞둔 일산백은 유지를, 오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울백은 변화를 택했다.
일산백병원은 지난 4월 1일 이성순 병원장 연임을 확정했다. 이 병원장은 제11대에 이어 제12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일산백병원의 경우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있다. 90병상을 증설하고 주차 공간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10년 200병상을 증설한 이후 11년만의 대규모 공사다.
입원실·환자실·수술실 및 외래진료실·내시경실·투석실 공간이 확장되며, 로봇 수술실과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포함한 3개 수술실이 증설된다. 공사비는 최소 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보다 조금 앞서 서울백병원은 지난달 1일 신임 구호석 원장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오상훈 전 병원장은 단임했다.
서울백병원은 수 년 째 지속되고 있는 적자 누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몇 년 전 소속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수련병원 포기설’이 불거지자 학교재단은 본격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추가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며, 대내적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던 오 전 병원장을 기용했다. 그는 병원 정상화 운동을 전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써왔다.
신임 구호석 병원장 또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과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백병원의 누적적자는 지난 10여 년 간 1400억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의료원·강남차병원 등도 병원장 인사
이 밖에 올해 초 신임 병원장 인사를 단행한 주요 대학병원 중 강남차병원은 신임 노동영 원장 취임 소식을 발표했다. 서울대암병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노 前 원장은 국내 유방암 명의다.
이어 동국대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연이어 신임 인사를 단행했다. 동국대 일산병원은 이달 초 신임 권범선 병원장을, 동국대 경주병원은 서정일 병원장을 임명했다. 동국대 일산병원의 경우 본관 옆 부지에 250병상 규모의 건물 증축을 추진 중이다.
정부기관 산하 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NMC)와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모두 병원장이 유임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을 1년 연임하기로 결정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29일 건보공단 일산병원 김성우 병원장 연임을 발표했다.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