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의료계 숙원이었던 의료법인 합병 ‘법제화’가 추진된다. 현행 의료법상에는 경영 상태가 녹록지 않은 의료법인이라 할지라도 법인 회생이나 파산 시까지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도 의료법인 간 합병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는데, 법제화가 진행될 경우 지역 의료공백·인력 고용승계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단 일각에서는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도 있어 법 개정까지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료법인 합병을 해산 사유로 명시하고, 합병 절차 및 효과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에는 경영이 어려운 의료법인도 폐업이 어려웠는데, 이 때문에 의료서비스 질 저하 및 경영 악순환으로 인한 지역 내 의료제공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서 보건복지부도 한시적이지만 의료법인 간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말까지 부실 의료기관의 폐업으로 인한 환자 불편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법인 간 합병을 한시적으로 도입할 방침을 세웠다.
복지부는 채무 상태가 한계에 다다른 의료법인이 지속될 경우 피해는 환자에게 전해져 의료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해당 의료법인에 근무하던 직원들도 직업을 잃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영리화 논란은 넘어야 할 문턱이다. 지난 17·18·19대 국회에서도 논의됐던 의료법인 합병 관련 의료법 개정안 논의는 해당 논란에 번번이 좌절됐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과거 보바스 병원 논란 등처럼 주식회사가 의료법인을 합병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병원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 이성규 회장은 “의료법인의 경우 존립기간 만료, 정관에 명시된 해산 사유가 아닌 이상 주무관청의 설립허가 취소 또는 파산절차 외에는 해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근로자 해고, 환자 강제퇴원, 채권자 피해 등 사회 문제로 직결되고 있으며, 음성적 경영권 거래과정에서 사기, 탈세 문제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명수 의원은 “의료법인 합병절차를 통해 의료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건전한 의료기관의 운영과 원활한 의료공급을 도모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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