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자동차보험 한방 상급병실료 청구액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자동차보험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따르면 경상환자 1인 평균진료비는 병의원이 32만2000원인데 비해 한방은 2배가 넘는 76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상환자 진료비가 폭증한 주요인으로는 상급병실료가 꼽힌다.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입원하는 교통사고 환자 대부분 경상이지만 1주일 입원진료비는 무려 200만원 안팎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보험사들에 따르면 일부 한의원은 1~2인실 고급화를 표방하면서 치료비의 몇 배에 달하는 병실료와 식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이들 4개 보험사에 청구된 상급병실료는 2019년 1분기 1억1100만원에서 2020년 4분기 32억8600만원으로 폭증했다.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19배가 뛰었다.
같은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급병실료는 2억9600만원에서 2억8400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입원실을 운영하는 한의원이 ‘교통사고 입원실 네트워크’라는 신종 방식으로 과도한 마케팅 행위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교통사고 입원실 한의원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를 겨냥해 형성된 새로운 유형이다. 한의원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교통사고 입원실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홍보·상담을 진행해 환자를 유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한의원이 호화 병실 마케팅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고, 이 비용은 결국 전체 가입자의 몫"이라며 "가입자의 보험료가 누수되지 않도록 상급병실 수가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의계도 사안을 눈여겨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1~2인실만을 운영하며 병실료를 받아내는 한방 의료기관이 없는지 협회 차원에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다만 관련법에 따라 다인실과 개인실을 모두 운영하는 곳의 경우 대부분 적정진료에 따라 입원절차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도적으로 상급병실료을 타내기 위해서 일인실만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지양돼야 한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실제로 이런 일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다수 한방 의료기관에선 관련법에 따라 환자를 진단하고 입원케 한다"며 "보험업계가 한의사의 치료행위 자체에 문제를 삼거나 비급여 행위를 손보려고 한다면 이는 한의사의 정당한 의료행위를 위축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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