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료계는 첨단과학기술의 가파른 발전으로 정밀의료 실현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의료계에 불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적용범위 확대와 맞물려 미래의학의 새 지평으로 여겨지고 있는 정밀의료 실현과 21세기 보건의료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인체자원 확보 및 인체유래물은행 운영이다.
인체유래물은행은 조직·세포·세포주·혈액·체액·DNA 등 인체 자원과 이를 통해 얻어지는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유래물은 최근 생명공학 분야 기술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의학기술 및 신약개발을 위한 핵심요소로 평가 받고 있다.
질환에 대한 맞춤치료 및 신약개발 등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보건의료 연구에는 인체자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정밀의료의 열쇠는 인체자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이 지난 2001년부터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을 통해 다양한 인구집단 기반 인체자원의 수집·관리·분양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질병 기반 인체자원은 대학병원이나 소규모 인체자원은행을 통해 공급자 중심으로 수집·관리돼 인체자원의 양적·질적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인체자원 관리와 법적 기반 구축과 국내 보건의료 R&D 발전 및 국민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지난 2008년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KBP)이 시작됐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지정된 17개 대학병원소재 인체자원단위은행을 한국인체자원은행네트워크(KBN)로 구성해 대규모 인구집단 기반 및 질병 기반 인체자원을 수집, 관리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분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약 2만 7000명분 임상 및 혈액분석 자료와, 7만 5000명 유전체자료 등 약 10만 명분의 인체자원을 국내 연구자들에게 공개·분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한국인 3대 사망원인 질환에 특화된 K-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해 개인 맞춤형 질병예측-진단-치료-사후관리 등 전주기 의료지원 실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국제적 공동연구나 다국가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서는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른 국내 인체유래물에 대한 지적재산권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ISO 20387 등 국제적 인증제도 도입과 인체유래물은행 품질-정도관리를 통해 대외적 신뢰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날로 인체자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학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은 자체 바이오뱅크 설립을 통해 인체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 비교적 용이한 편이지만 아직까지 이공계 및 약학계열 연구자 등은 연구 및 제품화를 위한 검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이오 융-복합시대 상생 도약을 위해 이러한 미충족 수요 등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양질의 검체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차세대 정밀의료 시대에 발맞춘 국내 의학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민간의 역할 분담수행이 병립돼야 한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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