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장내 세균 대사산물을 이용해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김다솜 연구원 연구팀은 쇼그렌증후군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장내 균총(gut microbiota)과 연관된 대사산물(부티르산)을 주입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부티르산이 면역세포(B세포)의 면역조절 아형(subtype)을 회복시키고 병인 염증 아형인 인터루킨-17(Interleukin(IL)-17)과 자가항체를 발현하는 세포를 억제하는 이상적인 조절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장에는 수많은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이들은 면역세포 신호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부티르산은 짧은 사슬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으로 장내 세균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대사산물이며, 면역기능과 염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먼저 쇼그렌증후군 동물모델(쥐)을 이용해서 쇼그렌증후군 발병 전(4주)과 발병 후(18주)에 장내 균총 분포가 달라지고, 부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 균총 발현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쇼그렌증후군 동물모델 실험군을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L. rhamnosus, 부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 세균) 투여군과 부티르산 투여군, 대조군으로 나눴다. 이어 20~23주 동안 침 분비량과 침샘조직 염증점수를 측정한 결과, 두 실험군 모두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침 분비가 증가되고 침샘조직에서 염증이 호전됐다.
연구팀은 B세포배양실험을 통해 부티르산에 의한 병적인 자가면역 B세포를 억제하고 이때 생체시계의 주요한 인자인 NFIL3와 RORα(알오알알파, 핵수용체)를 직접 증가시켜 면역조절 B세포를 유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시계 주요인자 조절을 통해 B세포의 이상적인 면역 조절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 염증으로 심한 입마름과 안구건조증을 나타내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심한 건조증 외에도 관절염, 자반증, 폐섬유화증 등 전신 합병증을 동반하며 림프종의 발병 위험도가 건강인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성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쇼그렌증후군 발병 기전에 근거한 면역 조절 치료제로서 장내세균과 대사체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치료에 응용돼 환자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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