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AZ 백신)이 혈전 논란에 휩싸이며 2차 접종을 앞둔 30대 미만 의료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30대 미만에게 AZ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젊은 의료진들 사이에서 2차 접종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AZ 백신 접종에 따른 연령대별 이익과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30대 미만에게는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미 AZ 백신 1차 접종을 한 경우에는 2차도 AZ백신을 맞도록 했기 때문이다.
앞서 AZ 백신을 접종한 30대 미만 중 상당수는 전공의와 간호사들이다. 이들은 30대 미만 AZ 백신 접종 중단에도 불구하고 AZ 백신을 다시 맞거나, 아예 2차 접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 소재 A 대학병원 전공의는 “2차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30대 미만 전공의들도 상당한 편”이라며 “혈전 문제 뿐 아니라 1차 접종 당시에 워낙 이상반응이 심했다 보니 다시 맞고 싶지 않아 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말했다.
B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한 간호사 역시 “1차 접종 후 독감을 앓았을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며 “혈전 문제까지 겹치며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불편한 현실을 알렸다.
결국 대부분 2차 접종 불가피, "과도한 걱정 불필요"
하지만 이 같은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부분의 의료진이 2차 접종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병원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개인 차원에선 AZ 백신 접종이 꺼림칙할 수 있지만 접종을 거부할 시 병원 내에서 눈치가 보여 별 수 없이 접종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교차 접종 카드는 꺼내들지 않은데다 교차접종의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만큼 다른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
C 대학병원 간호사는 “1차를 이미 AZ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어쩌겠느냐”며 “2차에 다른 백신을 맞는 것보단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젊은 의료진들의 우려에 대해 AZ 백신 접종에 따른 이익과 위험을 분석한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유럽 데이터를 보면 AZ 백신 1차 접종 후 이상이 없었던 사람들은 2차에서도 혈전 발생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Z 백신 접종 중단 연령대를 30대 미만으로 설정한 것이 적절했는가를 두고 문제 제기도 나온다.
유진홍 대한감염학회 회장은 “최근 NEJM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보면 30대 이상에서도 혈전 발생 사례들이 꽤 있다”며 “정부가 이익과 위험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30대 미만의 AZ백신 접종을 중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안한 부분도 있다”고 우려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역시 “30대 이상에서도 AZ백신 접종 후 심한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는 이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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