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의대 교수가 아닌 의사로서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아주의대 교수노조 노재성 위원장(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13일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지난해 법 개정으로 교원노조를 만들 수 있게 된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썩 만족스럽진 않다”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지난 3월 12일 국내 최초로 전국의과대학 교수노조(이하 의교노) 설립에 성공, 중부지방고용노동청경기지청으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았다.
노조에 가입한 교수는 전체 교수 인원 300명 중 15%로 약 45명 정도다.
아주의대 의교노는 일발적인 노조처럼 교수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중점을 맞춰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휴가 일수를 최저 25일까지 보장해줘야 하는데 주변에 25일 휴가를 보장받는 교수는 없다”며 “이처럼 기본적인 휴가 문제나 연가 보상 등 교수의 근무환경 중 많은 부분이 근로기준법에 미달해 해당 부분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의대의 교수 노조 설립은 전국 최초인 만큼 추후 타 대학교 의대 교수 노조 설립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노 위원장은 “이달 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의과대학 교원노조에 대한 논의들이 있을 전망”이라며 “다른 대학교에서도 그간 교원 노조 설립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기 때문에 이번 아주의대 교수 노조 설립이 확장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어 “아주의대가 최초인 만큼 다른 학교에서 교원 노조 설립 과정 중 도움을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주대병원의 임상교수들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자는 목표로 지난 2018년 의사노조를 설립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대학교수의 노동조합 결성을 금지하는 교원노조법에 반해 의사 자격으로 일반노조법에 의한 의사노조 설립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그 사이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개정을 기다리던 대학교수의 노조설립을 금지하는 교원노조법 2조 조항이 개정되면서 대학교수의 노조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
노 위원장은 “2년 반의 기다림 끝에 1심 판결이 났지만 패소했다”며 “그 후 법 개정으로 교원노조를 만들 수 있게 돼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교수노조 설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궁극적으로 교수가 아닌 의사로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교원노조법은 조합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기 사용자 측을 압박할 수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 위원장은 “의대 교수는 주된 업무가 진료인데 병원 내 다른 직종 노조에게 허용되는 쟁의행위가 금지돼 있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해 마련한 조항이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상황이 됐다”며 “헌법소원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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