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국의과대학 교수노조(이하 의교노) 설립이 드디어 첫발을 내딛는다.
그간 정부∙대학 등을 상대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창구가 없었던 의대 교수들이 전국 단위 노조 설립을 통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에 버금가는 힘을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오는 23일 열리는 총회에서 교수들로부터 노조 가입 신청서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의교협은 당초 각 의과대학에서 교수 노조를 먼저 결성하면 해당 노조들을 품는 방식의 산별노조를 설립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변화를 줬다.
각 의대교수협마다 노조 결성에 대한 온도 차가 커 개별 교수들로부터 직접 가입 신청을 받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노조는 2명 이상의 구성원만 있으면 설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교노 설립은 기정사실화 된 셈이다.
전의교협은 지지부진하던 의대교수 노조 설립 움직임이 지난해 의료계 총파업을 계기로 모처럼 탄력을 받은 만큼 당초 계획했던 형태는 아니지만 우선 노조 설립 첫 발을 내딛는 데 의의를 두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의교노 설립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실제 전의교협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나 노조 발기인 대회를 계획했지만 교수들 간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못 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일부 의과대학들이 교수협의회가 구성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곧바로 노조까지 결성하는 데에 부담을 느낀 영향이 컸다.
이에 2월 총회를 앞둔 당시 권성택 전의교협 회장은 “의교노 설립은 차기 회장이 추진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시일 내 노조 결성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전국 의대 중 최초로 노조 공식 출범을 알린 데 이어 의교노의 설립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의대교수들 사이에서 노조 바람이 재차 힘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권성택 회장은 14일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우선 23일 열리는 총회에서 교수들을 상대로 노조 가입 신청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해 천천히 세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노조원 모집 등은 전의교협 차기 회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성택 회장의 임기는 이달 말로 끝나게 되며 전의교협 차기 회장에는 단독 입후보한 서울아산병원 김장한 교수가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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