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세브란스병원은 김중선·홍성진·서지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최근 80세 환자 박영식씨(가명)에게 승모판막 부전증 치료 기구인 마이트라클립(Mitraclip) 업그레이드 G4 버전 시술을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승모판막 부전증은 노화나 관상동맥 질환 합병증으로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류가 역류되는 질환이다. 역류가 심해지면 심장이 커지고 심부전으로 인한 폐부종이 발생해 호흡곤란이 유발된다.
염분을 제한하거나 이뇨제와 혈관확장제, 강심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심할 경우 수술을 통해 판막을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해도 고령이나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 환자에서는 수술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박씨는 수 개 월 전부터 숨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중증 승모판막 역류가 확인돼 약물치료로 숨찬 증상은 개선됐지만, 호흡곤란과 역류가 지속되고 있었다. 고령에 만성신부전, 심방세동 같은 기저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다.
김 교수팀은 28일 고위험군인 박씨를 대상으로 3D 경식도 심초음파 유도하에 마이트라클립 G4로 시술을 시행했다. 마이트라클립 G4는 4가지 종류 클립이 환자의 승모판 구조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데 승모판막 사이가 벌어져 있는 틈이 넓어 일반적인 길이의 클립으로는 잡히지 않아 긴 클립을 사용했다.
먼저 긴 클립을 이용해 넓게 벌어진 판막을 잡고 짧은 클립을 이용해 조금 좁혀진 상태에서 남아 있는 벌어진 판막을 잡아 혈액의 역류를 줄였다.
이전 마이트라클립 시술은 5시간 내외 소요됐지만 이번 마이트라클립 G4의 경우 클립 교환시간까지 포함해 2시간 반 정도로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박씨는 시술 5일 뒤 퇴원했다.
지난해 도입된 마이트라클립은 두 개의 승모판막을 클립처럼 집어서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 생기는 틈을 없애 혈류의 역류를 막는다. 수술 없이 사타구니 정맥으로 좌심방에 클립을 넣어 고령이거나 심장 수술의 고위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막을 잡는 클립 폭과 길이가 한 가지여서 역류 부위가 크거나 넓은 판막을 가진 환자에게는 시술이 어려웠다. 이번에 도입된 마이트라클립 G4의 경우 클립의 폭과 길이가 총 4가지로 구성돼 역류 부위나 판막 크기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혀 더 많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김중선 교수는 “수술이 힘든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수술 없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마이트라클립 G4 시술을 통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며 “기존 기구보다 업그레이드 돼 환자는 물론 의사에게도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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